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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엑스포 예측 빗나가… 전부 저의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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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유치 실패 대국민 담화

사우디와 대결, 정보·판단력 허점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하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린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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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와 관련해 “엑스포 유치를 총지휘하고 책임을 지는 대통령으로서 부산 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드린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발표한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특히 “96국 정상과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 개국 정상들과 직접 전화 통화도 했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며 저희가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며 “전부 저의 부족”이라고 했다. 정부와 민·관 합동 부산엑스포유치위에서 국제박람회기구(BIE) 개최지 투표 직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박빙의 승부를 벌일 수 있을 만큼 따라잡았다고 예측했던 것과 달리 1차 투표에서 90표 차로 대패한 데 대해 사과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국토 균형 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공식 기자회견이나 신년사 이외에 직접 브리핑룸 마이크 앞에 서서 특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해 10월 핼러윈 참사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유치 실패에 대한 충격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주재하려던 국방혁신위원회 3차 회의도 취소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작년 6월부터 범정부적 부산 엑스포 유치전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도 부산 시민의 엑스포 유치 열망을 목도하고 유치전에 나서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민·관이 정말 아쉬움 없이 뛰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오일 머니’를 앞세워 일찌감치 유치전에 뛰어든 사우디와 경쟁하면서 막판까지 판세를 한국에 유리하게 분석한 것은 정보 수집 및 판단 역량에서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유치 업무 일선에선 사우디의 압도적 우세가 계속 이어진다는 분석이 적잖았음에도 정부 내에서 막판까지 접전 또는 역전 가능성을 전망하는 기류가 강했다”며 “희망적 사고에 기반한 선택적 정보 분석이나 부실 보고 등 소통에 장애가 있던 것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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