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28 (수)

‘졌잘싸’?…청년이 본 엑스포 유치 불발 이유는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쿠키뉴스

SBS 뉴스 영상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결과를 두고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청년들 사이에서는 ‘안타깝지만,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발족을 기점으로 17개월 간 정부와 재계, 민간이 힘을 합쳤지만, 경쟁력 등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는 이유에서다.

세계박람회기구(BIE)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3차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등록엑스포) 개최지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를 선정했다. 대역전을 노렸던 부산은 29표를 얻어, 119표를 받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에 큰 격차로 밀렸다.

부산 엑스포 유치를 기대했던 청년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에 사는 김모(24)씨는 “유치됐으면 하는 마음에 기대했지만, 사실 어려울 것 같았다”라며 “사우디에 몰린 국제적인 관심을 뒤집을 만한 뚜렷한 강점이 없었던 듯하다”고 말했다. 김규민(25)씨 역시 “개최 기대를 하는 건 국민으로서 당연했던 것 같다”면서도 “사우디가 너무 강한 상대인 걸 알기에 사실 별 생각이 없었기도 하다”라고 이야기했다. X(구 트위터)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당연한 결과’, ‘엑스포PT' 등이 실시간 검색어 트렌드로 오를 정도로 해당 검색어가 담긴 글이 잇따랐다.

사우디와의 큰 격차를 두고 ‘오일머니’의 벽이 높기도 했지만, 정부의 부실한 외교 역량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A(29)씨는 “사우디는 엑스포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다고 들었다. 산유국을 이긴다는 게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었던 싸움”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우디는 지난 6월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서 엑스포를 위해 78억 달러, 한화로 약 10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일찌감치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변화의 시대: 미래를 내다보는 내일로 함께’라는 슬로건을 걸고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구상을 전하기도 했다. 에너지 효율적인 건물을 조성하거나 접근성 좋은 지하철 네트워크 구축, 장애인 이동성 보장 등이 그렇다.

쿠키뉴스

한헌교 2030부산월드엑스포 축제집행위원회 집행위원장이 28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린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염원 국민大축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엑스포를 유치할 만한 매력적인 장소로서의 셀링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김씨는 “부산에서 유치해야 한다는 이유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 홍보도 ‘왜 부산에서 해야 하는지’보다는 ‘일단 부산에서 해야 한다’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인인 나도 부산에서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전 세계인들은 얼마나 관심 있었을까 고민됐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에서는 “부산에서 엑스포 유치 홍보물을 진짜 많이 봤다. 그런데 막상 이걸 왜 부산에서 해야 하는 지, 뭐가 좋은지 설득력이 부족했다” “처음부터 왜 부산에서 엑스포를 유치하겠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는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PT영상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해당 영상에는 10여년 전 발매곡인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배경으로, 성악가 조수미, 가수 김준수, 싸이, 이정재 등 문화 관련 인물들만 등장한다. 특별한 메시지 없이 ‘Only 1’이라는 구호만 반복돼 부산 엑스포와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B모(29)씨는 “2030엑스포 개최지로 부산이 돼야 하는 이유를 찾아볼 수 없이 연예인 얼굴과 한참 전 강남스타일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K-컬처 하나로만 미는 것 같아 기획이 아쉽다” “엑스포랑 무슨 관계가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부산의 매력 같은 게 담기지 않았다”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난 8월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잼버리) 사태 등 부정적으로 굳어버린 국가 이미지 때문에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도 있다. 박모(29)씨는 “국가적 행사인 만큼 자연스레 기대하긴 했지만, 잼버리 시즌2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웠다”고 설명했다. 20대 송모씨 역시 “잼버리 사태 이후 국가적 위신이 많이 떨어져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위생 문제, 폭염에 대한 준비‧대처 미흡 등 잼버리 당시 불거진 각종 문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견이다.

다만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재도전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데에는 한 마음이었다. 송모씨는 “재도전 검토에 대해서 기대되는 측면도 있다. 엑스포를 유치한다면 경제적 수익 증가나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라며 “잼버리 사태 때와 이번 경험을 계기로 해결방안들이 마련됐으면 한다. 그렇게 한다면 좋은 결과가 뒤따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쿠키뉴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