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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엑스포 실패’에 조국 “1표 얻는 데 무려 198억원 써… 이런 점 보도하는 언론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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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 ‘무능의 극치’라며 정부 향해 날 세워…‘돈은 어디에 썼을까’ 묻기도

세계일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평산책방에서 열린 ‘디케의 눈물, 조국 작가와의 만남’에 참석하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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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개최 실패로 막을 내린 ‘2030 세계박람회’ 유치전에 들어간 예산의 효율성을 왜 언론사들은 따져보지 않느냐며 “무능의 극치”라고 29일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계박람회 유치에 정부가 들인 예산이 수천억원대라는 한 진보 성향 언론 기사를 공유하고 “결과는 119대29의 참패”라고 쏘아붙였다. 고향 부산의 세계박람회 유치 소망이 좌절된 데 따른 반응으로도 보였다.

조 전 장관이 공유한 기사는 ‘정부가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올해 편성한 예산은 3228억원’, ‘지난해 2516억원에 비해 28.3% 늘어났다’, ‘실제로 세계박람회를 개최하게 되면 수조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등을 언급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비용은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 전 장관은 “산수를 해보면 1표 얻는 데 무려 198억원을 썼다”며 그 돈은 어디에 쓰였겠느냐고 보는 이들에게 물었다. ‘무효율의 극치’로 스스로 답을 내린 조 전 장관은 “왜 이런 점을 탐사하고 보도하는 언론은 없을까”라는 질문도 추가로 던졌다.

같은 날 엑스포 개최 실패를 알린 보도를 공유하며 ‘119:29’라는 개표 결과를 SNS에 남겼던 조 전 장관은 ‘효율성을 왜 안 따지느냐’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 전, 다른 게시물에서 “119:29가 ‘석패’라는 기자들은 ‘석패’의 뜻을 모르거나, 윤 정권 옹호에 급급하거나”라고 보도가 편향됐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앞서 부산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열린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에서 총 29표를 얻어 119표를 쓸어 담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패했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를 얻었고 기권표는 없었다. 개최지 선정 투표는 참여국의 3분의 2이상 표를 얻은 국가가 나오면 그대로 종료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상위 1·2위 국가를 상대로 재투표가 이뤄진다.

사우디는 투표 참여 165개국 중 3분의 2인 110표를 넘긴 119표를 얻어 결선 투표 없이 여유롭게 개최지로 선정됐다. 우리나라는 1차에서 사우디가 3분의 2이상 표를 얻지 못하도록 저지하면서 이탈리아를 누른 뒤에 결선 투표에서 사우디에 역전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민관 합동팀은 지난해 7월부터 509일 동안 지구 495바퀴에 해당하는 1989만㎞를 돌며 험난한 유치활동을 벌여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투표 직후 회견에서 “국민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의 지원과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고,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민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BIE 실사단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한마음으로 노력해왔다”면서 “부산 시민들의 꿈이 무산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한편 BIE 회원국 182개국을 다니며 갖춘 새로운 외교 자산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며, 부산시는 2035 세계박람회 유치에 다시 나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단체들은 성명에서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며, 이번 유치전은 값진 자산으로 남게 될 거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약 10분간 ‘국민들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모든 것은 저의 부족”이라며 엑스포 유치 실패는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던 윤 대통령 메시지는 민관의 500여일 총력전에도 엑스포 개최가 물 건너가자 일부에서 불거진 ‘책임론’을 자신에게 돌려 국론 분열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공식 기자회견이나 신년사 외에 직접 브리핑룸 마이크 앞에 선 건 서울 ‘이태원 참사’ 후 처음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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