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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언제적 강남스타일이냐, 부산은 단 9초" 엑스포 PT 어땠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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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이시레몰리노 팔레 데 콩그레 회의장에서 진행된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한국 측 프레젠테이션(PT) 영상이 상영됐다. PT 영상 일부. 사진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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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은 10년 전 노래 아닌가?” “부산이랑 이정재랑 무슨 상관이길래…” “K팝 말고는 내세울 게 없나”

한국 대표단이 준비한 2030 세계 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최종 프레젠테이션(PT) 영상에 쏟아진 혹평 중 일부다.


영상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이시레몰리노 팔레 데 콩그레 회의장에서 진행된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장에서 공개됐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대사 등이 차례로 등장해 표를 호소한 뒤 PT 영상은 재생됐다.

순간 회의장을 가득 채운 건 가수 싸이의 히트곡인 ‘강남스타일’. 지난 2012년 ‘말춤’과 함께 전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은 곡이다.

이후 영상엔 지휘자 정명훈과 성악가 조수미, 아이돌그룹 동방신기 출신 가수 김준수, 아이돌그룹 드림캐쳐, 제로베이스원, 몬스타엑스,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태민 등이 차례로 등장해 “당신의 선택(Your Choice)”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다시 싸이가 등장했고, “하나의 선택(Once Choice)”라고 외치며 한국의 기호 1번을 나타내는 검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마지막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국내외에서 크게 흥행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주인공 배우 이정재가 등장해 같은 구호와 손동작을 반복한 뒤 “부산”을 힘주어 말하며 영상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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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이시레몰리노 팔레 데 콩그레 회의장에서 진행된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한국 측 프레젠테이션(PT) 영상이 상영됐다. PT 영상 일부. 사진 S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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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단 9초…“오일머니 탓 말아야”



혹평하는 이들이 가장 문제 삼는 건 영상 속에서 부산이 실종되다시피 했다는 점이다. 회원국들이 부산을 엑스포 개최지로 선택할 수 있도록 부산의 랜드 마크(유명 관광지)나 특색을 충분히 보여줘야 했지만 33초 분량 중 부산 관련 장면은 단 9초였다. 광안대교 전경이 두 번, 부산 불꽃놀이 장면이 두 번 등장했다.

한복을 입은 여자 어린이들과 ‘부산에서 다시 만나요’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시민들 모습이 잠깐 등장하지만 부산이라는 장소가 부각되지는 않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영상의 배경 음악으로 강남스타일이 사용된 데 대한 비판이 가장 많다. “강남스타일이 나오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강남스타일은 10년 전 노래 아닌가”, “부산을 홍보하는 영상에 웬 강남 스타일인가”라면서다. 더욱이 현재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히트곡이 많은데도 굳이 ‘강남스타일’을 사용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와 관련도 없고, 시대에 뒤처진 선정이라는 것이다.

“엑스포 유치 영상인지 연예대상 시상식 영상인지 알 수가 없다", “부산의 매력을 어필해야지, 한국의 유명 셀럽 총출동 영상이 뭐냐”며 이정재 등 유명 연예인들을 앞세운 것이 아쉽다는 지적도 많다. 행사 의미에 대한 고민 없이 영상을 만든 것 같다는 의견이다.

영상에 아이돌 그룹이 대거 등장한 데 대해서도 “한국은 K팝 말고는 내세울 게 없나”라며 쓴소리가 나왔다. 이 밖에 “너무 촌스럽다”, “꼰대 감성이다”, “아마추어가 만든 것 같다”, “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 것이 이해된다”, “사우디 ‘오일머니’ 탓을 할 게 아니다. 한국도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지 않았나”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정부는 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민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는데 이것을 잘 지휘하고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투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 여러분의 지원과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시민, 정부와 논의해 2035 엑스포 유치 도전을 검토하겠다”며 재도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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