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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 (일)

화웨이, 안드로이드 밀어내고 '훙멍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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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제재 돌파구로 탄생한 훙멍...이제는 생태계 확장 노려

中 주요 IT기업들 훙멍 기반 앱 개발 나서며 동참 

강자 없는 전기차 OS 시장서 영향력 확대도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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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다음 단계는 ‘안드로이드 시대’가 막을 내리고 ‘훙멍 시대’가 펼쳐지는 것”

중국 IT(정보통신) 산업 전문 매체 36Kr은 최근 화웨이의 자체 개발 운영체제(OS) ‘훙멍(鴻蒙·Harmony)’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화웨이가 지난 13일 훙멍의 다음 버전 ‘훙멍 넥스트’에 안드로이드 호환 기능을 제외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시장의 기대를 보여주듯 당시 훙멍 테마주는 전부 상한가를 기록했다.

화웨이가 훙멍 생태계 구축에 성공해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로 양분되어 있는 모바일 OS시장을 ‘삼각편대’로 재편한다면 자체 개발 첨단 반도체 탑재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메이트60 프로’를 뛰어넘는 열풍이 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11년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도 당시 13년 연속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노키아와 손잡고 윈도우OS를 기반으로 한 윈도우폰을 내놓으며 안드로이드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결국 실패했었다. 훙멍의 생태계 구축도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美제재 돌파구로서 탄생한 훙멍

훙멍은 중국의 천지창조 신화 속에 등장하는 단어다. 판구(盤古)라는 이름의 신이 하늘을 열고 땅을 펼쳐 천지를 창조했는데, 판구 이전의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원시시대를 훙멍이라고 부른다. 화웨이는 자사 OS가 무한한 확장성을 지녔다는 의미에서 훙멍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훙멍이 베일을 벗은 건 약 4년 전인 2019년 8월이었다. 당시 화웨이는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TV에 훙멍의 첫 버전인 ‘훙멍1.0’을 탑재해 내놓았다. 미국 상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지 두 달여 만이었다. 그로부터 약 2년 뒤 화웨이는 훙멍의 두 번째 버전 ‘훙멍2.0’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메이트40’를 출시하며 훙멍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이후 훙멍3.0, 4.0이 공개됐고, 그 다음이 훙멍 넥스트다. 훙멍 넥스트는 기존 버전들과 달리 AOSP(안드로이드 오픈 소스 프로젝트) 코드를 완전히 삭제한 ‘순수 훙멍 혈통’으로 불린다. 화웨이는 개발자 미리보기 버전의 훙멍 넥스트를 내년 1분기에 먼저 공개하고, 안드로이드 체제와의 완전한 결별을 위한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 세계 사용자와 마찬가지로 중국 사용자들이 즐겨 쓰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은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다. 화웨이의 ‘안드로이드 호환 중단’ 선언이 중국 국내에서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이유다.
주요 IT기업들 훙멍 기반 앱 개발 나서

상황이 반전된 건 최근 중국의 대형 IT 기업들이 화웨이의 훙멍 생태계 구축에 동참하고 나서면서다. 지난 13일 중국 최대 배달 앱 메이퇀을 시작으로 중국판 카카오톡 웨이신(위챗), 중국 국민 앱이자 대표적인 모바일 결제 시스템 즈푸바오(알리페이), 중국 3대 온라인 여행사 취날,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 중국판 유튜브 빌리빌리 등이 훙멍OS 기반의 자사 앱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현재 화웨이는 소셜·게임·콘텐츠·금융·여행 등 총 18개 분야 앱과 훙멍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중국 IT 전문지 소후커지는 리눅스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의 말을 인용해 “사용자는 OS 자체가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앱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훙멍의 안드로이드 호환 중단 성공 여부는 앱과의 협력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메이트60 프로의 인기도 훙멍 생태계 구축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미국 제재로 반도체 수급이 불가능해지면서 화웨이는 지난 4년간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고, 스마트폰 출하량 급감으로 훙멍 생태계 구축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메이트60 프로가 공개된 올해 8월 기준 훙멍 OS를 사용하는 단말기는 7억대를 넘어섰고, 훙멍 개발자는 220만명을 돌파하며 명실상부 세계 3위의 모바일 OS로 우뚝 섰다.

올해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65% 증가한 3800만대, 2024년 출하량은 최소 6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훙멍의 사용자 규모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사오양(邵洋) 화웨이 소비자담당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화웨이 스마트폰이 훙멍 생태계 성장의 주요 엔진”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스마트폰 너머로 생태계 확장하는 훙멍

화웨이의 또 다른 전략은 훙멍의 생태계를 스마트폰 너머의 다른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지난 9월 출시된 화웨이와 전기차 제조업체 사이리스(세레스)가 합작한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의 ‘원제 M7’에는 훙멍 3.0 버전이 내재됐고, 이달 출시된 중국 국영 완성차 제조업체 치루이와의 합작 모델 ‘즈제 S7’에는 훙멍 4.0버전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콕핏(조종석)이 탑재됐다. 원제는 출시 한 달 만에 6만대, 즈제는 예약 판매 일주일 만에 1만대 판매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성과도 거뒀다. 화웨이는 이 기세를 몰아 자동차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가 지난 25일 스마트카 사업부 분사 계획을 발표한 것 역시 훙멍 생태계 확장의 일환이다. 화웨이에 따르면 분사 기업의 사업 범위는 스마트 주행 솔루션, 스마트 콕핏, 스마트 자동차 디지털 플랫폼, 스마트 자동차 클라우드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기업명과 지배구조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공개된 지분 투자자는 창안자동차다.

위청둥 화웨이 상무이사는 “우리는 자동차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오픈 플랫폼을 중국에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이를 위해서는 해당 오픈 플랫폼을 선도할 기업이 필요하다”고 스마트카 사업부 분사 이유를 설명했다.

즉 구글이 초기부터 안드로이드 OS를 개방하고, 다양한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을 출시하도록 지원하면서 안드로이드가 전 세계 스마트폰의 기본 OS로 자리잡은 것처럼 화웨이도 오픈 소스를 통해 중국 자동차시장에서 훙멍을 기본 OS로 키운다는 계획인 것이다. 이 밖에 화웨이는 내년 2~3분기에 윈도우11을 겨냥한 컴퓨터용 훙멍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개발자 부족 문제는 훙멍 생태계 구축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화웨이와 협력하고 있는 다수의 IT 기업들이 훙멍 앱 개발자를 대거 채용하고 있으며 업계 평균을 훌쩍 넘는 연봉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는 그만큼 개발 인력이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지적한다. 황파(黃波) 화웨이 개발자연맹 운영부장은 “내년에 훙멍 개발과 관련해 100만명 이상의 추가 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이지원 기자 jeewonle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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