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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고조되는 남북 긴장…정신전력 온전한가 [취재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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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육군 최정예 특전사 장병들이 고공강하를 위해 헬기 탑승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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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장관과 군 고위 지휘관들의 취임 일성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는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신원식 국방장관이 취임식에서 밝힌 선진 강군 5대 중점과제 중 첫 번째가 정신전력 강화이고, 이종섭 국방장관도 내정자 시절 처음 기자들과 만나 장병들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을 지적했습니다. 김명수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도 대적관과 정신무장을 강조하며 취임했습니다.

정신전력은 물리적 무력과 함께 군사력을 구성하는 2대 축입니다. 아무리 고양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그래서 장관, 의장, 총장들이 지휘 목표로 정신전력을 앞세우는 것입니다. 다만 장관과 장군들이 힘주어 말하는 정신전력 강화는 장병들에게 군인의 소명을 주입시키는 인위적인 방편입니다. 비효율적인 데다 요즘 풍조와도 어울리지 않습니다.

인위적 정신전력에 대비되는 것이 자발적 정신전력입니다. 자발적 정신전력은 국민의 신뢰가 군인의 자긍심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연쇄 작용입니다. 국민이 군을 신뢰하면 군인은 군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됩니다. 자긍심으로 무장한 군인은 믿음을 보내는 국민을 위해 헌신합니다. 국민의 신뢰는 더 높아지고 군인의 자긍심도 덩달아 커집니다. 강군의 전형입니다. 남북 군의 충돌이 시시각각 다가오는 지금 같은 시점에서 우리 군에 필요한 것은 진짜 정신전력, 즉 국민의 신뢰와 군인의 자긍심일 것입니다. 현재 우리 군의 정신전력은 온전할까요.

정치의 늪에서 신뢰 · 자긍심 온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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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북 포항 도구해안에서 실시된 합동상륙훈련 중 해병들이 상륙 후 사주경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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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겪으며 군은 정치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은 권력의 개입을 상정한 것이라 정치적일 수밖에 없고, 홍범도 장군 사안은 일종의 이념 논쟁이라 그 자체로 정치적입니다. 정치와 상극 관계인 군의 현명한 처신이 필요했습니다.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 사건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에서 장관과 장군들은 권력 쪽으로 기울어진 정치적 선택을 했습니다. 국민 여론은 대체적으로 군의 정치적 선택에 등을 돌렸습니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그렇게 나왔습니다. 군의 정치와 여론의 이반은 불가피하게 국민의 신뢰 저하로 이어집니다. 국민 신뢰와 군의 자긍심이 동시에 약화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병대 수사 외압 의혹의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임성근 해병대 소장은 지휘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의 시발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국방장관으로 발탁돼 최고의 군령권과 군정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김명수 해군 대장은 자녀 학폭, 주식, 골프의 임명직 불신 3종 세트에도 합참의장에 임명됐습니다. 신뢰 회복의 노력은 없었습니다. 국민 신뢰와 군의 자긍심은 더 약화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즉·강·끝'으로 단호하게 응징하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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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8일) 전군주요지휘관 회의에서 발언하는 신원식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그리고 각군 참모총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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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21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렸습니다. 우리 정부는 다음 날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의 정지를 선언하고 접경 지역 공중 정찰을 개시했습니다. 북한은 23일 9·19 합의의 완전 파기를 발표하더니 24일부터 비무장지대 경계초소 GP의 복원, JSA 재무장에 착수했습니다. 당장 남북 군의 물리적 충돌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긴장 국면입니다.

신원식 국방장관은 어제(28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해 "적이 도발하면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으로 단호하게 응징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그제 국방부 기자실에 들러 "군대다운 군대, 행동하는 군대를 만들겠다"며 의욕을 다졌습니다. 군 지휘부의 전의가 매섭습니다.

전선에서 북한군과 대면해서 싸우는 이는 중급 이하 간부와 병사입니다. 남북 충돌에 수반되는 희생도 젊은 군인들 몫입니다. 국민 신뢰와 자긍심 없이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공허한 구호에 의탁해 북한군과 맞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국민 신뢰에 자긍심으로 똘똘 뭉친 한반도의 청춘들이 전선 앞에 우뚝 선 장면을 보고 싶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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