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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그대가 43세라면 인생 '최대 흑자' 시기... 61세부터 '적자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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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적자 17세, 흑자 인생 34년
적자 재진입 시점은 뒤로 밀려
한국일보

지난달 11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성행궁에서 열린 ‘2023년 노인 일자리 채용 한마당’에서 어르신들이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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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라도 돈을 벌고 있으니 정말 좋죠. 은퇴한 친구들은 대부분 놀고 있는데...”

세종의 한 아파트에서 24시간 격일제로 일하는 경비원 박모(67)씨는 동이 트기 전인 오전 6시에 출근해 그다음 날 같은 시간에 퇴근한다. 쏟아지는 잠을 쫓기 위해 하루에 커피 3, 4잔을 마시고 아침에 퇴근해선 잠들기 어려워 피로감이 계속 쌓이지만, 박씨는 짧은 대화 내내 “다행이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손에 쥐는 250만 원 안팎의 월급이 가계생활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연금도 얼마 안 돼 이 돈이 없으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민은 61세부터 ‘적자 인생’에 다시 접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27세부터 ‘흑자 인생’을 살다가 43세에 정점을 찍은 1인당 노동소득이 줄곧 하락하면서 은퇴 즈음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1년 국민이전계정’ 보고서를 보면, 국민 1인당 생애주기 적자는 17세(3,527만 원) 때 가장 컸다. 다른 연령대보다 교육 등에 소비(3,575만 원)를 많이 하지만, 노동소득은 거의 없어 적자가 크게 발생했다. 국민이전계정은 소비와 노동소득의 관계를 바탕으로 연령 변화에 따라 경제적 자원의 흐름을 파악하는 통계다.

한국일보

1인당 생애주기적자. 그래픽 신동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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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규모는 연령이 많아질수록 감소해 27세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흑자 폭(1,792만 원)은 1인당 노동소득이 최고점(3,906만 원)에 오른 43세가 가장 컸다. 1인당 노동소득은 소득이 없는 사람까지 모두 포함해 구한 값으로, 직업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평균소득과 차이가 있다. 그러다 61세부터 다시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많은 적자의 삶을 살게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흑자 진입 연령은 27, 28세로 일정한 편이나, 고령층의 사회활동 증가로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의 56세에서 점차 늦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생에서 ‘흑자의 삶’도 2010년 29년→2015년 31년→2022년 34년으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생애 소비에서 노동소득을 뺀 국민 생애주기 적자 총액은 전년보다 11.6% 증가한 108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소비의 증가폭이 소득을 웃돈 영향이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유년층(0~14세)은 151조8,000억 원, 노년층은 136조7,000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노동 연령층에선 179조7,000억 원 흑자가 났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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