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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BS아트] "여든이어도 가능" 거장이 말하는 청춘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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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산 '안도 타다오-청춘'전

설계한 건축물에서 국제 순회

'스미요시 주택' '붓다의 언덕'

건축세계 대표하는 250점 전시

최용준 학예실장이 바라본 안도

"하루하루가 건축에 대한 도전

거장임에도 공모전 응모 여전

철학과 생활양식이 인기 요인"

사무엘 울만은 청춘을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실현하는 사람이 바로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安藤忠雄)다.

이제는 하나의 아이콘이 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7번째 국제 순회전 ‘안도 타다오-청춘’ 전시가 강원도 원주 뮤지엄산에서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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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타다오 건축사무소 모형. 사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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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뮤지엄산 개관 1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1일부터 이어지는 중이다. 안도 타다오의 반세기의 도전적인 건축세계를 대표하는 250여 점이 기다린다. 특히 안도가 설계한 건물에서 자신의 전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전시에서는 1969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노출 콘크리트 설계 방식을 적용한 안도 타다오의 전반기 작품도 볼 수 있다. 그를 스타덤으로 올린 ‘스미요시 주택’, 삿포로의 커다란 부처의 머리로 유명한 ‘붓다의 언덕’ 등도 만나볼 수 있다. 30년에 걸친 나오시마 프로젝트,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세계 공공 건축물 등을 사진과 스케치, 모형, 영상 등으로 구현했다.

안도 타다오에게 청춘은 젊고 아름다운, 건강한 외모가 아닌 ‘끊임없는 도전’이다. 그는 전시 시작과 함께 방한해 전시 타이틀에 ‘청춘’을 집어넣은 이유에 대해 “삶의 하루하루가 건축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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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형상을 풋사과로 표현한 오브제. 사진=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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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뮤지엄산을 찾은 안도 타다오. 뮤지엄산 제공


전시의 시작에 앞서 커다란 풋사과가 맞아준다. 높이 약 3m 규모다. 일어로 ‘영원한 청춘’이라고 쓴 안도 타다오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28일 만난 최용준 뮤지엄산 학예실장에 따르면 영원히 익지 않는 푸릇푸릇한 사과는 안도 타다오가 말하는 청춘의 상징물이다. 그는 ‘청춘을 무엇으로 표현했을 때 잘 받아들여질까’ 고민한 뒤 풋사과를 택했다. 이를 오브제로 만들어 자신의 건축물 몇 군데에 설치했다.

안도 타다오는 자신의 의지대로 82세가 넘은 현재도 청춘으로 살고 있다. 거장임에도 아직도 이런저런 건축 공모전에 도전한다. 재미있게도 당선된 적은 없다.

최용준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조차 안도 타다오에게는 모험이자 도전이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그는 “보통 해외 순회전이라고 하면 국가의 수도나 주요 도시에서 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안도 타다오는 직전까지도 파리, 밀라노, 타이베이,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서 전시에 나섰다. 최 학예실장은 “정석대로라면 한국에서의 전시는 서울에서 진행했어야 했다. 다만 ‘당신의 건물에서 전시를 해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며 “당시 안도 선생님은 “사람이 오겠어? 서울에서 너무 멀지 않아?”라고 반응했지만 어떻게든 오게 만들겠으니 한번 해보자고 했다. 이에 대해 안도 타다오는 “그렇다면 좋다. 나는 도전하는 사람이니 해 보겠다”고 도전해 전시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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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준 뮤지엄산 학예실장이 안도 타다오 전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결과적으로 지난 11월 초 기준 30만명의 관람객이 전시를 찾았다.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최용준 학예실장은 “안도 선생님의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이 젊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다보니 전시에 대한 인기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사카에서 태어난 안도 타다오는 젊은 시절 프로 복서로 활동하다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에 흥미를 느껴 무려 독학으로 건축가의 길에 들어선다. 세계적인 건축가지만 건축을 전공하지 않았다. 관련 대학교도, 전문학교도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폐암에 걸려 십이지장과 췌장 등 장기 5개도 적출했지만 여전히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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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건축가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이날 뮤지엄산에는 다양한 방문객이 많았지만 특히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을 찾아온 태국의 젊은 건축가 13명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안도 타다오 선생님의 건축물에서 전시가 열린다기에 직장 동료들과 함께 워크숍으로 찾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청공항에서 원주로, 다시 이곳 원주시가 운영하는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뮤지엄산으로 향했다. 수많은 안도 타다오의 건물 중에서 굳이 한국을 찾은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가 설계한 건물에서 안도 타다오의 흔적을 밟아가는 것은 의미있는 경험”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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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둘러보는 관람객. 사진=정희원 기자


최용준 학예실장은 전시와 함께 안도 타다오 건물만의 ‘연출’도 만끽해볼 것을 권유한다. 그의 건축에서의 기본은 기하학이고, 이를 토대로 노출 콘크리트로 건물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여기에 빛과 물 같은 자연의 요소를 끌어들인다.

마지막 핵심이 ‘어프로치’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안도는 건물에 진입할 때까지의 과정을 중시하는 만큼 ‘긴 장축의 벽’을 많이 쓴다. 일부러 목적지까지 동선을 돌리고, 보이지 않았던 무언가를 갑자기 나타나게 만드는 식이다. 어떻게 보면 깜짝 쇼 같은 것이다. 벽으로 막혀 있는 동선들로 인해 갑자기 만나게 되는 뷰가 더 색다르게 보인다.

최 학예실장은 “저 멀리서부터 강남역에서 남자친구가 꽃을 들고 흔들면서 올 때와, 꽃을 뒤로 숨겼다가 보여 줄 때 임팩트가 다르지 않나. 뮤지엄산은 그런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연말을 앞두고 ‘청춘’의 의지를 다져보는 것은 어떨까. 30만명이 찾은 ‘안도 타다오-청춘’ 전시는 오는 12월 3일까지. 시청역, 종합운동장역 등 서울에서 뮤지엄산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원주=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원주=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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