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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弗 셔츠'로 美점령 中기업 … 뉴욕증시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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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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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스트패션 1위에 오른 중국 기업 '쉬인(Shein)'이 내년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기존 패스트패션보다 더 빨리 생산하고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울트라 패스트패션' 전략으로 승승장구해 왔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쉬인은 내년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하기 위해 골드만삭스, JP모건, 모건스탠리 등 여러 투자은행(IB)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쉬인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전 심사를 위한 기밀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몇 개월 안으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기업가치가 얼마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2021년 중국 승차공유업체 디디추싱이 미국 상장으로 기업가치 684억달러(약 88조4000억원)를 인정받은 바 있다. 월가에서는 디디추싱 이후 미국 상장에 나선 중국계 기업 중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쉬인은 세쿼이아캐피털, 제너럴애틀랜틱,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 등에서 2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금을 유치할 때 인정된 기업가치는 약 660억달러였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진행한 10억~20억달러 규모 투자유치에선 한때 1000억달러까지 평가받은 바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 H&M이나 자라(ZARA)를 보유한 인디텍스의 시가총액을 합한 금액보다 높은 몸값을 인정받은 것이다.

쉬인은 기존 패스트패션을 선도했던 H&M, 자라, 유니클로의 방식을 벤치마킹하면서도 인공지능(AI)과 중국 내 공급망을 활용한 '실시간 패션'으로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중국 내 6000여 곳에 달하는 협력사 공급망 시스템을 활용해 신상품 1개당 100개 단위로 소량 생산하는 것이 쉬인의 경쟁력이다. 경쟁사들은 1개당 수천 개 단위로 생산한다. 쉬인은 온라인상 신제품에 대한 고객 반응 데이터를 실시간 취합하고 자체 알고리즘으로 수요를 예측한다. 이 과정에서 클릭 비율, 즐겨찾기, 판매율 같은 소비자 반응은 물론이고 날씨와 제품 기능까지 고려해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인다. 이렇게 예측한 수요를 실시간으로 중국 내 협력 공장에 전달해 추가 생산하는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쉬인의 미판매 재고 비율은 업계 평균(30%), 경쟁사 자라(10%)보다 낮은 2% 미만이다. 재고 회전일수도 H&M이 4개월인 데 반해 쉬인은 평균 40일이다. 트렌드 예측부터 생산까지 매일 1000개가 넘는 신제품을 사흘 만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다. 그 결과 쉬인이 선보인 5달러짜리 티셔츠와 치마, 9달러짜리 청바지와 드레스 등은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인도, 중동 지역의 10대 청소년과 젊은 여성 소비자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쉬인은 미국 내 패스트패션 시장 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해 H&M(16%), 자라(13%) 등 쟁쟁한 경쟁사들을 앞질렀다.

최근 쉬인은 제3자 판매가 가능한 마켓플레이스를 미국에서 출시하며 의류를 넘어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를 통해 향후 아마존이나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처럼 종합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쉬인의 전신은 2008년 시스템 개발자 출신인 크리스 쉬(쉬양톈)가 파트너 2명과 장쑤성 난징에서 설립한 기업 간 거래(B2B) 회사 뎬웨이정보기술유한회사다. 2009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방식으로 사업을 바꾼 뒤 2012년 여성복 전문 패션몰 '쉬인사이드'에서 웨딩드레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2013년 9월 일본 벤처캐피털(VC) JAFCO 아시아에서 500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공격적인 해외 확장 기회를 얻었다. 2015년 회사명을 온라인 검색이 쉬운 '쉬인'으로 바꾸고 본사를 난징에서 광둥성 광저우로 옮겼다. 이후 2021년 중국 정부의 미국 IPO 규제를 피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다시 이전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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