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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고물가에 … 채소·과일도 "냉동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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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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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2인 가구 주부 정 모씨(38)는 최근 냉동 망고와 냉동 삼겹살 구매가 늘었다. 냉동 망고로 평소 망고주스를 만들어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데, 냉동은 필요한 만큼 사용한 후 다시 보관하기 쉽기 때문이다. 정씨는 "냉동 삼겹살 가격이 냉장 제품보다 20~30% 저렴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고물가에 식재료 가격이 치솟자 채소·과일도 비교적 저렴한 냉동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이마트 식품 매장에선 1년 사이 냉동 채소·과일 매출이 크게 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선함이 중요한 채소나 과일도 저렴한 냉동 상품으로 고객들이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1월 한 달간(27일까지) 냉동 과일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올랐다. 특히 냉동 망고의 성장세가 무섭다. 이달 이마트에서 생망고 매출은 5% 늘었지만, 냉동 망고는 102% 증가했다. 블루베리도 생블루베리와 냉동 블루베리 매출이 각각 5% 늘었다.

냉동 과일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격이 저렴해서다. 이마트 기준으로 생망고는 100g당 가격이 1331원인 데 비해 냉동 망고는 1190원이다. 냉동 망고가 생망고보다 약 10.6% 저렴한 셈이다. 블루베리도 냉동 제품이 냉장 제품보다 약 60% 싸다. 생블루베리는 100g당 가격이 2575원인 데 반해 냉동 블루베리는 1027원밖에 되지 않는다.

홈플러스에서도 3개월(8월 20일~11월 19일)간 냉동 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냉동 딸기와 냉동 블루베리 매출이 각각 67%, 20% 늘었다. 회사에 따르면 일반 블루베리 가격은 냉동 블루베리 대비 2배가량 높다. 자체브랜드(PB) 냉동 블루베리보다는 3~4배 비싸다.

냉동 채소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 이마트의 냉동 대파 매출은 11월 한 달간 전년 동기 대비 28% 늘었다. 같은 기간 마늘 매출은 7% 증가했다. 냉동 채소는 보통 생채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찌개용 등으로 손질해 나와 조리하기도 편하며, 냉동실에 두고 오래 먹을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물가로 가성비 높은 냉동 채소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소, 과일 같은 먹거리의 생명인 신선함을 포기하고 냉동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느는 것은 채소·과일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대파 1㎏의 평균 가격이 4095원으로 전년 동기(3410원)보다 20.1%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1인 가구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직장인 등 1인 가구를 중심으로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냉동 과일이나 조각 과일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고기류도 냉동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냉동 한우 매출은 올해 11월까지 54% 늘었다. 11월 한 달간 증가율은 155%에 이른다. 냉동 돈육 역시 올해 매출이 21% 올랐으며, 11월만 따져보면 40% 증가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6개월(5월 20일~11월 19일)간 냉동 돼지고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0%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냉동 채소·과일 등의 영양 파괴 부담이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냉동 건조 기술 발달로 영양소 파괴 없이 맛과 영양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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