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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150명 직원 절반 줄어도 매출 쑥"… 단순업무는 이미 AI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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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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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기업 조직에 큰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생성형 AI의 생산성 혁명으로 개발팀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거나, 1인 기업이 만든 서비스가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특히 생성형 AI 는 사무직원들의 생산성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피스 소프트웨어인 365 코파일럿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70%의 사용자가 생산성 향상을 경험했고 과업의 속도는 29% 빨라졌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대표적인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 미드저니의 높은 생산성이 화제다. CB인사이트에 따르면 미드저니의 연간 매출은 약 2억달러(2500억원)로 추정되는데 직원 수는 100명 이하다. 직원 1인당 매출이 200만달러(약 25억원)에 달한다. AI를 통한 높은 생산성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매출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미드저니는 기업가치로 100억달러는 충분히 평가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드저니는 외부 투자 없이 자체적인 수익을 통해서 성장하고 있다.

또 한국 스타트업 티디아이(TDI)는 AI를 도입해 전체 인원이 150명에서 70명으로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2022년 121억원으로 전년 83억원 대비 46% 증가했다.

실리콘밸리에서 클레이디스라는 생성형 AI 스타트업을 창업한 루크 안 대표는 "3D 아티스트가 수작업으로 일주일이 걸리는 작업을 이제는 생성형 AI로 1시간에 끝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레이디스처럼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캐릭터, 아이템 등 그래픽 애셋을 만드는 AI 모델을 만드는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클레이디스도 AI 기술의 대중화에 따른 덕을 보고 있다. '스테이블 디퓨전'이라는 오픈소스 AI 모델을 바탕으로 자체적인 AI 모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클레이디스는 창업자 등 4명이 직원의 전부다.

AI 시대를 맞아 기업을 탄력적으로 바꾸려는 기업도 등장했다.

PDF 솔루션 기업 이파피루스는 일부 팀을 해체하고 '셀' 단위로 바꾸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제품별로 개발팀을 상시적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따라 숙련 근로자를 붙였다 떼는 구조로, 탄력적으로 대응해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김정희 이파피루스 대표는 "셀 단위 조직을 전체적으로 도입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셀 단위가 성과가 좋을 경우 이를 전 조직으로 확대해 볼까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엔 숙련 근로자를 중심으로 인턴 등 보조 인력을 배치해 조직 변화가 어려웠다면, 이제는 숙련 근로자 1명이 AI를 활용해 동일한 성과를 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게임 개발에 AI를 적용하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게임의 세계관(시나리오), 게임 맵, 캐릭터 일러스트, 아이템 등 게임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 개발에 AI 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 텍스트, 오디오, 이미지 등 콘텐츠를 새롭게 거의 무제한으로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하다.

막대한 제작 비용과 늘어지는 개발 시간은 게임사들의 고민이었다. 트리플A급으로 불리는 글로벌 대작 게임의 경우, 게임 하나를 제작하는 데 200~300명의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고 제작비가 1억달러(약 1300억원)를 넘어서기도 한다. 게임 제작비 비중을 개략적으로 아트 부문 40%, 프로그래밍 부문 40%, 기획 부문 20%로 본다면 AI는 아트와 프로그래밍 부문의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익명을 요청한 국내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로 인한 게임사 구조조정이 아직 국내에서 포착되고 있지는 않지만 개발자와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입지를 중장기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게임 제작에 AI 툴을 도입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대 게임업체 블리자드를 품은 MS는 미국 AI 전문기업 인월드AI와 손잡고 콘솔게임 플랫폼 엑스박스 스튜디오를 위한 AI 도구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서울 이상덕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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