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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WSJ "서방 우크라 지원 약화에 러 군사·정치·경제 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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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EU·영 경제 20분의 1 수준이나 전시 체제 구축 대응

내년 군사비 1000억 달러-소련 시절 최고 수준 이상

연초 유리하던 전황 역전…내년 우크라군 재건이 관건

뉴시스

[아우디우카=AP/뉴시스]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아우디우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다. 러시아군이 서방의 지원이 약해지는 틈을 타 아우디우카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20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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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 침공한 지 3년이 다가오는 시점에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우위를 확보한 러시아가 부쩍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병력이 월등하게 많다. 또 경제를 전시체제로 바꿔 막대한 석유 수출 대금으로 무기 생산을 늘리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이 위태로워지고 있다. 다만 병력과 탄약을 쏟아부으면서도 우크라이나 동부 아우디우카에 대한 공략이 크게 진전되지 못하는 등 러시아가 승기를 잡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미 카네기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연구원은 “내년은 러시아에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정치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러시아의 승리를 예상할 수는 없으나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전망도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가 우위인 전시 경제 체제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의 국내 총생산은 45조 달러 규모로 러시아의 20배에 달한다. 또 기술적으로도 압도한다. 적어도 통계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지원하는 나라들이 러시아보다 훨씬 강한 것이다. 다만 러시아는 전시 경제 체제를 구축해 열세를 보완하고 있다.

이달 초 의회를 통과한 2024~2026년도 러시아 예산은 어느 때보다 많은 자원을 전쟁에 투입하도록 하고 있다. 1000억 달러 이상으로 책정된 내년 군사비는 소련 시절 최고액 수준이다. 민수품을 생산하던 공장들이 무기와 탄약을 생산한다. 이에 따라 민간 부문이 대가를 치르고 있다. 노동력과 상품 공급 부족으로 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군수 수요가 러시아 경제를 견인하면서 서방의 제재 피해를 상쇄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피해 제3국을 우회하는 무역으로 필요 물자를 수입하고 있다. 서방의 유가 상한선 통제도 자체 유조선을 대거 확보해 무력화하고 있다.

소형 드론을 대량 생산하면서 소량 생산 및 자원봉사에 의존하는 우크라이나를 압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서방은 군수 물자 생산을 큰 폭으로 늘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탄약 생산을 늘리고 있으나 EU는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투자를 끌어내지 못해 필요한 탄약을 주문조차 못하는 상황이다. 내년 3월까지 100만 발의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공약했으나 지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100만 발을 확보했다.

유럽국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무기와 탄약이 고갈되고 있다. 정쟁이 심한 미국도 우크라이나 지원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 한국의 포탄 지원으로 한동안 유지하던 우크라이나군의 우세가 역전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경제는 올 들어 성장세를 보이는 등 예상보다 잘 견디고 있으나 여전히 막대한 서방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서방의 정치 혼란


푸틴 체제가 지난 6월 바그너 용병그룹의 반란 시도로 흔들렸다. 그러나 중간에 반란을 중단한 예프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대표가 살해되면서 푸틴의 권위에 도전하는 세력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

이에 비해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정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 정계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지면서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지원 반대가 강해지고 있다.

EU 국가들도 지원 예산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를 지원하겠다는 EU의 공약 실현이 독일의 예산 긴축과 헝가리의 반대 등으로 인해 의문시되고 있다.

지난 여름 대공세를 시작했으나 큰 전과를 올리지 못한 우크라이나에서 군사 및 정치 지도자들이 대립하고 있다. 발레리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전선이 교착 상태라고 밝히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비판한 것이다. 서방은 점령지 전부를 탈환하겠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쟁 목표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한다.

최대 지원국 중 하나인 독일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휴전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견해가 대두하고 있다. 그러나 서방의 지원 여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푸틴이 협상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점이 문제다.

우크라이나는 푸틴이 협상에 응하더라도 군대를 재건에 언제든 다시 공격할 것으로 본다. 푸틴이 합의를 깬 전례가 한 두 번이 아닌 것이다.

많은 서방 당국자들은 푸틴이 내년 미 대선 결과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국가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면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지원이 중단되면서 군사적으로 취약한 유럽이 러시아의 팽창에 맞서야할 것으로 우려한다.

교착 상태인 전장


일부 유럽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올 겨울 상당히 밀릴 것으로 우려한다. 지난 겨울 동부 바흐무트 지역 전투와 여름 대반격전에서 병력 손실이 컸던 우크라이나군은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부패로 인해 병력 징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40대 징집병이 제대로 훈련도 받지 못한 채 참호에 투입되는 상황이다.

탄약이 부족한 우크라이나군이 큰 전과를 올릴 가능성도 작다. 남부 헤르손 지역 드니프로강 동쪽으로 소규모 부대가 진격한 것이 그나마 가장 눈에 띄는 전과다.

병력과 탄약이 우위인 러시아군도 이렇다할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개전초보다 오히려 더 구식 무기를 사용하는 등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양측은 지뢰가 밀집된 전장을 사이에 두고 드론을 띄워 포격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전투하고 있다.

동부 전선에 병력을 집중 투입한 러시아가 아우디우카 등 전략 요충을 공략하고 있으나 막대한 병력 및 물자 소모에 비해 전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부족한 병력과 자원을 아껴가면서 러시아의 공세를 비교적 잘 막아내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공세를 막기 위한 요새화 전략을 계획하고 있다. 올 여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성공적으로 막아낸 전략을 모방하려는 것이다.

코프먼 연구원은 “내년은 우크라이나가 군을 재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재구축하지 못할 경우 갈수록 더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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