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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시위와 파업

[특별기고]시민 볼모,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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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강자 돼버린 전장연 권력 앞에 시민 무력감

-‘불법시위 3년째’ 지하철 운행 방해 새 접근법 필요

-‘시민인질’ 극단적 방식의 시위 반감만 불러올 뿐

-출퇴근길 방해 계속된다면 시민 인내도 한계

이데일리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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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제발 시위 그만해주세요. 지각으로 비정규직들이 해고당하고 있어요.”

발이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승객들은 열차를 점령한 시위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욕설도 퍼부으며 맞선다. 그러나 이미 사회적 강자가 되어 버린 전장연의 권력 앞에 그저 기다리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을 느낀다. 지하철이 전쟁터가 됐다. 한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가 서울 지하철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권리예산 확보 등을 요구하며 출퇴근하는 서울시민의 발을 볼모로 지하철에서 불법 시위를 강행한지 3년째다. 그 동안 길 위에서 86시간 33분을 도둑맞은 시민의 고통은 증오와 혐오를 넘어 이제 절규에 가까워졌다. 그럼에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요구한 예산이 반영되지 않으면 출근길 지하철 불법 시위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지난 20일 선언했다. 도대체 서울 지하철이 이들의 예산 반영을 하는데 어떤 방해를 하였기에 아침·저녁으로 시민을 볼모로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지 이제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했다.

지난 3년간의 불법 시위로 더 이상 시민의 평온한 일상이 침범되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 시민 다수의 편의를 저해하고 이로 인한 갈등이 깊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는 위험을 어떤 식으로든 관리해야만 했다. 역사 진입 차단, 승차 제한, 모든 불법 행위에 법적조치라는 3단계의 초강경 카드를 꺼내든 이유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시위는 시민의 이동을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휠체어를 탄 시위대는 열차 출입문 주변을 일제히 막아서거나 열차와 승강장 사이를 오가며 열차 출입문이 닫히지 못하게 막았다. 분산 승차하지 않고 특정 출입문만을 고집해 줄지어 탑승하면서 고의로 열차 출발을 지연시키기도 했다. 또 현수막으로 승강장안전문을 가로막아 승객이 승차하거나 하차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열차와 승강장에서 극심한 혼잡을 야기시켰다. 모두 철도안전법에 반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다. 서울교통공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선포했다. 서울 지하철은 서울 시민뿐 아니라 수도권 시민의 것이다. 그렇기에 시민 보호가 최우선이며, 시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서울교통공사의 원칙이자 존립의 근거다. 그 다음은 시민들이 나설 것이다. 지금은 마음속으로만 분노하고 욕하지만 선량한 시민들의 출근길·퇴근길 방해가 계속된다면 시민들도 인내하는데 한계에 이르는 것은 자명하다.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고 해서 시민을 인질로 한 극단적 방식의 시위는 반감만 불러올 뿐이다. 목적이 정의를 지향할지라도 사회적 약자라는 이름으로 시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나의 권리를 위해 다른 사람의 권리를 희생시키는 것은 그 행위의 정당성을 상실하게 한다. 타인의 권리를 장시간 지속적으로 침해하는 지하철 불법 행위를 무기로 삼아야만 장애인의 권리 확보가 가능할까, 그 행위가 과연 호응을 얻을 수 있을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들에게 가장 무서운 건 잊혀지는 거라고. 불법 시위를 이어간다면 잊혀지지는 않을 수 있겠지만 모두가 등을 돌린 공공의 적으로 기억될 것임은 분명하다. 장애인의 권리 보장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지하철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다. 주장을 펼칠 자유는 지하철이 아니라도 충분히 다른 공간에서 다른 방식으로 보장될 수 있다.

혼란과 무질서를 질서로 환원해 시민의 일상을 복구하고자 하는 노력은 불법 시위에 한정되지 않는다. 서울 지하철은 올해 흉기난동으로 한 차례 위기를 겪었다. 흉기난동으로 오인해 급히 대피하다가 다수의 승객이 다치는 사고까지 벌어졌다. 주취자도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 6월에는 2호선에서 만취한 승객이 닫히는 열차 문에 고의로 발을 계속 끼어 개폐를 방해하고, 이를 제지하는 승무원에게 불만을 품고 운전실에 따라 들어가려다 철도안전법 위반으로 경찰에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

하루 평균 70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은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일상의 공간이다. 이 소중한 공간이 사회적 무질서에서 비롯되는 시민의 불안으로 잠식되지 않기를 바란다. 지하철을 어지럽히는 무질서 행위는 여기서 멈춰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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