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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정권교체 이뤘는데 대구 현실은 나아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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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허은아 국회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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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26일 대구를 찾아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 반이 지났는데, 오히려 삶이 고달파졌다면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고민’ 토크콘서트에서 “지난 몇 년 간 삶이 힘든 것이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실정 때문이라고 믿어왔고, 윤석열 정부의 출범에 기대하셨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염원했던 정권 교체 이후 불만이 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커진 보수 정당 지지자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전 대표는 “대구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정권 창출에 많은 표를 기여했다고 갖는 허영심 섞인 주인의식이 아니다. 오히려 왜 바라던 정권교체를 이뤘는데 대구의 현실은 나아지지 못했냐는 문제의식”이라며 “보수의 본산이라는 이유로 금기시됐던 생각들을 꺼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미국의 안보이익에 동참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문제 하나 풀어내지 못해 수십조 원의 투자를 해외에 약속하고 외견상의 후한 대접을 받고 돌아오는 외교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현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항명’ 혐의를 쓴 박정훈 대령을 언급하며 “입으로는 전쟁을 불사할 기세로 ‘전쟁준비’를 언급하는 정부의 모습이 강한 안보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다. 어느 해병대 용사의 억울함을 풀어줄 진정성과 장교로서의 직분에 충실했던 한 군인의 명예를 다시 세워줄 용기가 없다면 용렬한 필부지용일 뿐”이라며 현 정권의 안보관에 대한 문제의식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라는 말을 듣던 과거를 지금도 가르쳐야 하느냐“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출마 당시 당원들에게 건넸던 출마의 변 일부로,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제가 2년 전 전당대회 때 관성에 따라 과거를 찬양하고 박정희 공항을 만들겠다던 상대후보와 다르게, 싸가지 없게, 저는 탄핵의 강을 넘자고 했고, 저는 약속했던 대선 승리를 이뤄냈다”며 “저는 당당하게 그 실적을 가지고 다음 단계의 제안을 하고 싶다. 제가 더 큰 전쟁의 앞에 설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 전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민의힘으로 대구에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당을 창당하고 대구에 출마한다면 절대 혼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고 공감의 뜻을 밝힌 사람도 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출마 예상 지역에 대해선 “12명의 대구 국회의원 중에서 반수 이상이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될지도 모른다”며 “대구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명분이 있는 곳에 가겠다”고 말했다. “물갈이가 대규모로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누가(어떤 상대가) 약할 것이다’ 판단하는 게 무의미하다”고도 했다. 12월27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창당 시기와 관련해서는 “빨라질 수는 있지만 늦어지지는 않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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