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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시위와 파업

지하철 시위 ‘원천봉쇄’에 전장연 반발 선전전···박경석 대표는 현행범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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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혜화역 대합실 앞 엘리베이터에서 현행범 체포돼 연행 중이던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경찰과의 충돌로 휠체어에서 떨어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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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한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인 24일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혜화역 역사 내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전장연 지하철 행동 원천 봉쇄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하철 진입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것은 이동권 원천 봉쇄와 다를 것 없는 불법 행위”라며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공사의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터무니없이 삭감된 예산안이라도, 기획재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반영을 약속한다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제56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유보할 것이며 약속이 실현되면 이를 멈출 것”이라고 했다. 전장연은 2021년 1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 등을 주장하며 선전전을 해왔다. 전장연은 지난 9월25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서의 선전전 이후 약 두 달 만인 지난 20일부터 시위를 재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서울교통공사가 초법적인 권한을 행세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한희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공사는 집시법 적극 해석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옥내집회는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 또한 ‘제한 통고’ 이외에 역사 밖으로 끌어내는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공사가 집시법을 잘못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장연 회원들은 기자회견 이후 474일차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벌이면서 전날 ‘원천 봉쇄’ 방침을 밝힌 서울교통공사 직원 및 경찰과 대치했다. 교통공사 직원들은 전장연 회원들과 대치했다. 경찰 20여명은 오전 8시41분쯤 박 대표를 둘러싼 뒤 “퇴거불응죄로 현행범 체포하겠다”고 고지했다.

경향신문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혜화역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전장연 지하철 시위 원천 봉쇄 발표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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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에 탄 채로 현행범 체포된 박 대표는 연행 과정에서 휠체어에서 떨어져 목에 충격이 가해지는 등 타박상을 입었다. 박 대표는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경찰은 “박 대표가 스스로 휠체어에서 내려 바닥에 드러눕는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장연 측은 “경찰이 불법적·폭력적 연행을 자행했는데도 상황을 중상모략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통공사의 경고 방송 후 경찰이 불필요하게 박 대표를 강제로 연행했다”며 “폭력적 연행이 아니라 퇴거 조치를 취했으면 될 일”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경찰에게는 도주우려도, 증거인멸의 우려도 없는 박 대표를 연행할 어떠한 법적 정당성도 없다”며 “위법한 체포와 호송, 이후 조사과정 등에 대해 철처히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활동가들은 박 대표의 구금 해제를 경찰에 촉구했다.

서울 혜화경찰서 관계자는 “퇴거 요청을 했는데도 불응했고, 평소 선전전과 비교해 통로를 다 막고 있어 일반 시민의 통행로 확보가 되지 않았다”고 체포 이유를 밝혔다.

다만 이날 전장연이 선전전을 진행한 혜화역 동대문 방면 5-4 승강장은 역사 중간에 위치해 선전전 당시 해당 승강장 양쪽으로 시민들의 통행로가 확보돼 있었다. 박 대표 체포 이전까지는 박 대표와 활동가들 사잇공간으로 일부 시민이 이동하기도 했다.


☞ 서울시,“지하철 시위 땐 진입 원천봉쇄” 전장연과 강 대 강 대치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1232128015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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