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개국 29주년 MBN 보고대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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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갈수록 정치인들의 언어가 과격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크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여성 비하 발언으로 최근 논란이 된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염두에 둔 비판으로 풀이된다.
김 의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언어상 시상식’ 축사에서 “정치인의 품격있는 말과 정연한 논리가 국회의 신뢰를 쌓아가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의장은 “일부에서는 혐오와 배제, 막말과 극단의 언어가 넘쳐나고 있으며, 팬덤에 기대어 스스로 저차원적 정치의 수렁에 빠져들기도 한다”고도 지적했다.
김 의장은 “정치인들은 상호 간에 적이 아니라 경쟁자”라며 “소속을 달리 하고 싸울 때 싸우더라도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함께 고민하는 경쟁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마치 무찔러야 하는 적을 대하듯, 독한 말과 악의적인 행동으로 최소한의 예의조차 내던진 모습들이 보여 매우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또 “얼마 전 21대 국회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80%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있었다”며 “품격을 잃은 언어, 이성을 잃은 극단의 대립이야말로 국민이 정치를 외면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짚었다.
김 의장의 비판은 지난 19일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광주 북 콘서트에 참석해 “동물농장에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고 해 거센 비판을 받은 최강욱 전 의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2일 최 전 의원을 당원 자격 정지 6개월의 비상징계를 의결했다.
김 의장은 이날 축사에서 지난 10월 여야 원내대표가 맺은 신사협정의 준수도 당부했다. 김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가 국회 회의장 내 피켓을 부착하거나 고성과 야유를 하지 않겠다는 신사협정을 맺었다. 앞으로도 이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일치를 위한 포럼’과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 학회가 2010년 제정한 ‘국회를 빛낸 바른 정치언어상’은 매년 국회의원들의 국회 내 공식 발언을 분석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는 백혜련 의원(대상)을 비롯해 김한규·민병덕·박광온·송기헌·오영환·이원택·임오경 의원(이상 민주당), 김미애·김승수·서범수·윤재옥·전주혜·정희용 의원(이상 국민의힘), 이은주 정의당 의원 등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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