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여객 매출이 '피크아웃'(정점 통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 엔데믹에 따른 일본 여행 수요 등이 실적을 끌어 올렸지만 중국 여객 수요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최근 유가, 환율 하락으로 유류비 부담은 완화됐지만 업체 간 경쟁, 불황 장기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3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 노선 이용객은 국내선 290만7903명, 국제선 451만3050명으로 총 742만953명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월과 비교하면 국내선 여객은 2019년 대비 96%, 국제선 여객은 95.1% 회복됐다.
항공사 실적을 끌어올린 일본 여행 수요였다. 엔화 가치 하락 기조의 장기화와 엔데믹에 따른 보복소비가 겹쳤다. 지난달 일본 노선 이용객은 총 185만9943명으로 회복률은 177.6%였다.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가 있는 성수기인 3분기 회복률 117%보다도 높았다.
반면 중국 노선의 회복은 더디다. 지난달 중국을 오간 여객 수는 86만7611명을 기록해 회복률은 51.9%였다. 단체관광 허용 전인 지난 7월에도 80만명을 넘겼는데 9월에는 83만8876명이었다.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도 있었던 지난달에는 여객 수가 3만여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중국이 지난 8월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기대했던 '유커'(중국인 단체여행객) 효과는 아직 없는 셈이다. 중국인들의 소비 형태가 싹쓸이 쇼핑에서 실속형으로 바뀐데다 과거 단체 관광 위주로 이뤄졌던 여행 패턴도 개인 관광으로 변화한 이유로 풀이된다.
지금까지는 일본 노선의 선전을 기반으로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하는 저비용항공사(LCC)항공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그동안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모두 올해 들어 흑자를 꾸준히 내고 있다. 3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곳도 여럿이다.
(인천공항=뉴스1) 장수영 기자 = 추석 황금연휴를 앞둔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에 해외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이 붐비고 있다. 2023.9.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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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가, 환율이 소폭 하락하면서 환율차이로 인한 손해와 유류비 지출이 줄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여행 보복수요가 지속된다고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실적을 유지하려면 내년부터라도 중국 노선의 부활이 절실하다고 본다.
또 항공사간 경쟁이 심화되면 출혈경쟁이 나타날 수 있고 불경기가 장기화될 경우 수요가 다시 줄어들 수도 있다. 항공업계는 이미 도쿄·오사카 등 주요 도시는 물론, 소도시 노선도 취항 및 재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근 일본 여행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판단에 고마쓰·아오모리 등 일본 소도시에 대한 운항을 재개했다.
회복이 더딘 중국 노선에 대해서는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인천~쿤밍 노선을 재운항하는 등 중국 노선을 소폭 확대했지만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3분의 2 수준이다. 티웨이항공도 지난달 중국 노선을 기존에 운항하던 5개에서 6개로 하나 늘리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유류비 부담은 완화된 것은 당장 4분기 실적에는 희소식이지만 경쟁으로 인한 운임 정상화 등도 고려해야 한다"며 "엔저 효과로 일본 여행 수요가 완전히 꺾이지는 않겠지만 노선 공급이 회복되면 운임이 하락하며 수익성이 예전만큼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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