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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시위와 파업

"열흘간 6번 파업, 너무하네요"…수원 7770번 버스 승객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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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가 22일 총파업에 나섰다. 이날 경기 수원시의 한 버스정류장 전광판에 총파업을 알리는 문구가 게시됐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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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사당 가는 7770번 버스 맞죠?”

22일 오전 7시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4번 출구 옆에 있는 버스정류장. ‘7770’이라고 적힌 버스 표지판 앞에 하얀색 전세 버스가 들어서자 한 30대 남성이 다급하게 질문했다. 버스 기사가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안심했다는 듯 탑승했다.

“7770번 버스가 맞느냐”는 질문은 이후 들어선 전세 버스에서도 이어졌다. 수원·화성시에서 서울 사당·강남역을 오가는 14개 광역버스(177대) 노선을 운행하는 경진여객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하자 전세 버스가 대신 투입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경진여객 총파업…열흘 사이 6번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노조)의 파업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노조는 이날 하루 버스 운행을 전면 중단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지난 13일 오후와 14일·15일 오전, 17일 오전, 20일 오전 등 5차례의 기습 파업에 이은 6번째 파업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엔 수원역 4번 출구 앞에서 조합원 500여 명이 참석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임금 6% 인상’과 ‘배차시간표 현실적 조정’을 요구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노조 요구안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파업에 돌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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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가 총파업에 돌입한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역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진여객은 경기 수원·화성에서 서울로 오가는 광역버스 170여 대를 운행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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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버스회사 연합회인 경기도운송사업조합과 도내 전체 버스 89%가 속한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한국노총 소속), 경기도는 노사정 협상을 벌여 광역버스 종사자 임금 4% 인상안에 합의했지만 민주노총 소속인 경진여객 노조는 참여하지 않았다. 노조는 결의대회 이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23일 운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측과의 소통이 없어 파업 철회 여부는 미지수다.



발 묶인 시민들“너무 한다” 불만 이어져



수원시와 화성시는 비상이 걸렸다. 경진여객 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하는 수원시민은 하루 평균 3만여 명, 화성시는 5000~6000명 정도다. 두 지자체는 전날 버스 파업 사실을 알리는 재난 안전문자를 발송했다. 홈페이지와 버스정류장 전광판 등에도 버스 파업 소식을 올리고 임시 전세 버스 시간표 안내문도 곳곳에 붙였다. 멈춘 버스 노선엔 전세 버스 60대(143회)를 긴급 투입했다. 경진여객 버스 수의 3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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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경기지부 경진여객지회가 22일 총파업에 나섰다. 이날 경기 수원시의 한 버스정류장에 총파업을 알리는 문구가 게시됐다. 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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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혼란은 막을 수 없었다. 평일 4~7분 간격이던 평균 배차 간격이 10~15분으로, 출근 시간이 지난 이후엔 20~30분으로 벌어졌다. 최모(40대)씨는“지각할까 봐 평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 전전 정거장에서 버스가 만석이 돼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버스 노조가 사실상 직장인들을 볼모로 잡은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세 버스가 투입된 줄 모르고 마냥 버스를 기다리거나 시내버스나 택시 등으로 급하게 갈아타는 이들도 속출했다. 시민 김모(32)씨는 “그나마 전날 서울지하철 노조 파업이 타결돼 지하철이라도 다니니 다행이긴 하지만 너무 불편하다”며 “‘얼마나 상황이 어려웠으면 노조가 파업까지 할까’ 싶어서 이해하려고 했는데 열흘 동안 6번이나 파업을 하는 건 너무하다”고 말했다. 경진여객 관계자는 “‘사측이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노조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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