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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오픈AI 직원도 대거 ‘엑소더스’ 조짐…MS주가 사상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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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대다수 "이사회 사퇴없으면 떠나겠다" 경고

MS 오픈AI 직원 채용 약속…사실상 인수 효과

AI 반독점 심사 강화되는데…심사 피할수도

"시간 벌었다"…구글·아마존, 역전 기회도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생성형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오픈AI의 내홍으로 샘 올트먼 창업자를 비롯해 핵심 인력이 마이크로소프트(MS)로 이탈했다. 직원 대다수도 MS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면서 “최후 승자는 MS”라는 말이 월스트리트에서 나오고 있다. MS 입장에서는 별다른 인수 비용을 치르지 않고 오픈AI를 품으면서 세계 최고의 AI 회사로 발돋움할 계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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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따라가겠다”…오픈AI 직원 대다수 반기


20일(현지시간) 오픈AI의 직원 약 770명 중 700명 이상은 올트먼이 복귀하지 않을 경우 회사를 떠나겠다고 서명한 뒤 서한을 이사회에 발송했다. 서명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서명자 명단에는 오픈AI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미라 무라티를 비롯해 올트먼 축출에 투표한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인 오픈AI의 공동설립자(COO)이자 수석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도 포함돼 있다. 쿠데타를 주도했던 수츠케버가 뒤늦게 “이사회의 결정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면서 “회사를 재결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X에 글을 남긴 바 있다.

직원들은 “올트먼을 축출한 이사회는 우리의 사명과 회사를 위험에 빠트렸다”며 “이같은 행동은 이사회가 오픈AI를 감독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줬다”며 이사회 사퇴를 촉구했다.

오픈 AI 이사회는 현재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 소셜 지식공유 플랫폼 쿼라 CEO 애덤 디엔젤로, 기술 사업가 타샤 맥컬리, 조지타운 보안 및 신흥 기술 센터의 헬렌 토너 등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직원들은 전 세일즈포스 CEO인 브렛 테일러(Bret Taylor), 전 이사회 멤버였던 윌 허드(Will Hurd) 등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하고 올트먼의 이사회 복귀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사명과, 직원에 대한 능력, 판단력, 배려심이 부족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서명한 우리들은 마이크로소프트 자회사에 합류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우리 자리가 있음을 확신했다”고 서한에 글을 올렸다. 이미 올트먼과 이사회 간 협상이 결렬됐던 만큼 이들의 MS로 이직은 불가피하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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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픈AI 데브데이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인 사이탸 나델라가 오픈AI 전 CEO인 샘 알트먼과 함께 발표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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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력 대거 영입시 사실상 인수 효과…반독점 심사 회피

MS의 입장에서는 이번 오픈AI 내홍으로 핵심 AI인력들을 대거 영입하는 효과를 봤다. 빅테크들이 현재 스타트업들을 인수하려면 경쟁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엄격하게 거쳐야 하는데 사실상 이를 회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글과의 AI경쟁에서 한발 더 앞서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오픈AI는 AI분야에서 시장 지배적 위치에 서 있다. 아마존과 구글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이 있긴 하지만 기술력이 아직 챗GPT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오픈AI를 품은 기업은 사실상 AI최강자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에 반독점 심사 통과가 불투명했지만, 핵심 인력이 대부분 이탈하면서 MS는 자연스럽게 인수 효과를 보게 된 셈이다.

테크뉴스레터 ‘스트래처리’의 벤 톰슨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오픈AI의 지적재산권(IP)에 대한 영구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데 가장 큰 우려는 인재 유출이 이뤄졌을 때 해당 IP를 활용할 인재를 확보하느냐였다”며 “오픈AI 직원 상당수가 마이크로소프트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실상 0달러에 오픈AI를 인수한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독점 소송 리스크도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MS의 AI칩 개발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올트먼은 최근 AI모델 훈련에 필요한 저렴한 AI칩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새로운 스타트업 투자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MS 역시 AI최강자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AI칩 개발에 매달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올트먼의 합류로 MS는 A칩 개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글·아마존, 오픈AI에 뒤처진 AI기술 역전 기회도

구글과 아마존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구글은 GPT-4를 겨냥해 ‘제미니(gemini)’를 개발하고 있고, 아마존 역시 자체 AI모델인 ‘올림푸스’에 투자를 하고 있다. 올트몬이 MS에 합류하긴 했지만, 조직 개편 등으로 인해 AI개발 속도가 일부분 지연될 수 있는 만큼 구글과 아마존 입장에서는 추격할 수 있는 기회가 일부 마련된 것이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올트먼이 새 팀에서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 나서더라도 MS는 이를 위한 인력과 리소스를 배치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구글과 아마존 입장에서는 오픈AI 기술을 대체할 시간을 벌 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0.69%, 엔비디아 주가는 2.25%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는 MS와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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