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철거작업이 추진되기 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매매집결지 모습. 창원시는 성매매업소를 모두 철거하고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최상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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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업자에게 부인 소유 건물을 성매매업소로 제공한 부동산 임대업자가 건물을 몰수당했다.
창원지검 마산지청은 20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매매집결지 성매매알선 범행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임대업자 ㄱ(64)씨가 부인 명의의 건물을 성매매업자 ㄴ(46)씨에게 성매매업소로 임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ㄱ씨와 ㄴ씨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ㄱ씨 부인 명의 건물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범죄수익으로 보고 몰수했다”고 밝혔다.
검찰 설명을 종합하면, ㄱ씨는 2009년 부인 명의로 건물을 사들여 성매매업자에게 임대했다. 검찰 수사 결과, 문제 건물은 명의만 부인으로 되어 있을 뿐 구입자금·계약·관리 등은 모두 남편 ㄱ씨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성매매의 물적 기반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해서는 성매매알선에 사용된 부동산을 몰수해야 한다고 법원에 주장해서, 지난해 7월 ㄱ씨 부인 명의의 건물에 대한 몰수형을 받아냈다. 그러나 부인 명의의 건물을 곧바로 몰수 집행할 수 없어서, 건물 소유권 명의를 부인에서 남편 ㄱ씨로 넘기는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해서 승소했다. 다시 검찰은 건물 명의를 ㄱ씨에서 국가로 넘겨 몰수 집행을 완료했다.
박대범 창원지검 마산지청장은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성매매알선 관련 범죄를 저지르면 단순히 드러난 수익금만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한 재산까지도 범죄수익금으로 몰수된다는 것을 명확히 알리는 사례”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매매집결지는 1905년 일본인들이 차린 유곽 거리에서 출발했다. 한창때엔 40여개 업소가 가게마다 20명 안팎의 여성 종사자를 두고 영업했다. 창원시는 250억원을 들여 1만1144㎡ 규모의 성매매집결지 터 전부를 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2019년부터 업소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모든 업소는 사실상 문을 닫은 상태이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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