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는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찰에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경찰은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 등의 범죄 혐의를 규명하기 어렵다며 '범죄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49재일인 4일 교사의 교실에서 고인의 지인들이 슬퍼하고 있다. 2023.09.04 leemari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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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에서 사망한 교사가 당시 학부모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교육활동 침해 등에 대한 수사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서이초 1학년 학생 두 명이 다투다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인 이른바 '연필 사건'에 대해서도 범죄혐의가 없었다는 취지의 결론이 나왔다.
경찰은 "하이톡 및 문자, 업무용 컴퓨터와 노트, 일기장을 확보해 분석했고 학부모들로부터 받은 포렌식 내용과 동료 교사 친구 등을 폭넓게 조사했다"며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와 조사 내용에선 폭언 등 범죄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교사노동조합은 "그동안 인적∙물적 제보를 바탕으로 고인의 죽음의 원인이 고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한 생활지도의 어려움, 과도한 학부모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 고인의 교육활동 침해로 인한 것임을 지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경찰은 수사 초기 고인의 죽음을 개인적 사유로 몰아 언론 보도에 혼선을 끼쳤고, 유족의 알 권리를 차단하는 행보를 보였다"며 "언론에서 제기하는 부분만 피동적으로 수사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날을 세웠다.
또 서울교사노조는 "수사당국에서는 고인에게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한 학부모 등을 엄정 조사하고 관련 법률 등을 적극적으로 적용하여 혐의점을 찾아야 했다"며 "수사 당국에 재수사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도 입장문을 통해 "희생과 피해자는 있는데 단죄할 가해자는 없다는 결과에 대해 학교 현장은 납득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억울한 희생을 풀어주지 않고, 극단에 서 있는 교원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교원 스스로 교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남겼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경찰 수사 결과에는 일각에서 제기된 각종 갑질 의혹과 교권 침해 문제 뿐만 아니라 현장 교사들의 순직 인정에 대해서는 한 줄 언급도 없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 측은 "경찰 브리핑을 보면 휴대전화 포렌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학부모 민원 내용과 갑질 의혹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전형적인 '부실 수사'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서이초 사건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순직 인정과 함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과 고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전면 재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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