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민형배 의원이 4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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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검사범죄대응태스크포스(TF)는 이달 중 국회 본회의에서 지난 9일 보고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와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고발사주 의혹) 탄핵안 외에도, 당시 보류했던 임홍석 창원지검 검사(라임사건 접대 의혹)와 이희동 대검 공공수사기획관(고발사주 증거인멸 의혹)까지 총 4건의 검사 탄핵안 추진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검사범죄대응TF 소속의 민형배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에 “당초에 TF서 검사 4명을 탄핵하기로 결론을 냈고 의원총회 동의도 얻었는데 의총서 ‘2명만 먼저 올리자’는 절충 의견이 나와 이를 따랐던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탄핵이 안 됐으니 이번엔 4명을 한 번에 처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 처가 범죄 보위검사’로 규정하면서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김영철 대검 반부패1과장과 이정화 수원지검 형사5부장도 추가 탄핵 대상으로 거론된다. 김영철 검사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저가매수 의혹 등을 무혐의 불기소 처분했다는 것이고, 이정화 검사는 김 여사 오빠의 범죄 혐의를 축소 적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표 측 관계자는 “이원석 검찰총장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총장 탄핵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사범죄대응TF 위원장인 김용민 의원는 이날 오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검사도 잘못하면 처벌받고 징계받을 수 있다는 당연한 상식을 실현시키고자 한다”며 “범죄 검사에 대해 탄핵을 추진할 것이며 이번에 발의한 검사 이외에도 그 대상과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을 거명하며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직자로서 매우 편향된 발언을 이어가고 있어 헌법을 너무 쉽게 위반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위원장과 의원들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사범죄대응 TF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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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지도부는 공식적으론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검사 무더기 탄핵’이 민주당에서 관철될 가능성은 작지 않다. 지난 9일 의원총회에서도 검사 탄핵안이 1시간 만에 일사천리로 당론으로 채택됐다. 홍익표 원내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당시 홍 원내대표는 탄핵안을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혔는데, 막상 의총이 시작되니 ‘어’ 하는 순간 순식간에 탄핵을 추진하자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재선 의원도 “요즘 민주당 의총은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여서 흐름 제어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마치 그쪽(친명계)이 한풀이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민주당 권리당원이 검사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총선을 앞둔 현역들에겐 압박 요소다.
이같은 무더기 검사 탄핵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큰 비리를 일으킨 검사라면 이론의 여지가 없겠지만, 현재 민주당이 제시한 사유만으로는 곧장 직무를 정지할 만한 정당성이 부족하다”며 “헌법재판소에서 탄핵당할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데도 탄핵소추를 남발하는 건 단지 정쟁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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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안팎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막말성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후지게 정치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후지게 법무부 장관을 하고, 수사도 후지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엔 한 장관 관련 기사를 올리면서 “어이없는 OO(이)네, 정치를 누가 후지게 만들어”(민형배 의원) “한동훈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금수(禽獸·짐승)의 입으로 결국 윤석열 대통령을 물 것”(김용민 의원) 등의 글이 올라왔다.
무더기 검사 탄핵과 관련해 한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은 이제 하루에 한명씩 탄핵 추진하는 것 같다”며 “어차피 민주당은 탄핵이 인용될 가능성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총선 이후에 기각될 테니 남는 장사라는 정치적 계산으로 탄핵 남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법무부가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에 대해 위헌 정당 심판을 청구하면 어떨 것 같나”라고 꼬집었다.
정용환·성지원·강보현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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