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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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지난 7월 18일 발생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관련 수사를 ‘범죄 혐의점 없음’으로 종결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4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 “범죄 혐의점이 없어 금일 입건 전 조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이초 교사 사망 배경으로 지목된 ‘학부모 갑질 의혹’ 관련 수사는 모두 종결된다.
송원영 서초경찰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 조사 내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심리분석 결과를 종합해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송 서장은 “지난해 서이초 부임 이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경험하던 중 올해에 반 아이들의 지도 문제, 학부모 관련 학교업무와 개인신상 문제 등이 얽힌 복합적인 문제로 보인다”며 “일부에서 제기된 학부모의 지속적인 괴롭힘이나 협박·폭행·강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조사했으나 범죄 혐의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8월 30일 국과수에 심리 부검을 의뢰해 10월 18일 결과를 회신받았다. 송 서장은 "국과수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반 아이들의 지도 문제, 학생들 사이 발생한 학부모 문제, 학교 행정 시스템 관련 문제, 개인 신상 문제로 심리적 취약성 극대화돼 극단 선택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결과를 최종 결과에 반영했으며 경찰 조사 내용에 대한 객관적 검증을 위해 법의학자와 의사, 변호사 등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변사사건진의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고인의 유족과 동료 교사, 친구 등 지인과 학부모를 포함해 총 68명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사망한 교사가 처음 교직 생활을 시작한 2022년에 벌어진 일도 조사 범위에 포함했다. 이른바 ‘연필사건’에 연루된 학부모들에 대해선 휴대전화 포렌식도 진행했다. 고인과 학부모 간 통화 녹취록을 직접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통화 내역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통해 ‘갑질’이 있었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 ‘연필사건’ 학부모가 고인과 하이톡, 학교 행정 전화 등을 통해 소통을 계속한 것은 맞지만, 야간에 주고받은 대화는 학부모가 고인에게 보낸 문자 1통뿐이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앞서 고인이 동료 교사와 카카오톡 메시지로 “학부모가 개인 번호로 전화해 힘들다”고 호소한 내용은 학교 행정 전화를 착신한 것을 개인 번호로 전화한 것으로 착각한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고인과 가깝게 지내던 동료 교사들을 모두 조사했으나 "폭력적 언행이나 폭행 등의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수사 결과 발표에 앞서 유족에게 직접 수사 내역과 국과수 심리분석 자료 등을 전달했다. 유족들은 경찰 조사 결과에 대해 수긍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변사사건 처리 과정에서 제기된 교육환경 제도 개선 관련 참고 자료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른바 '연필사건' 학부모가 일부 네티즌들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 수사는 통상적인 수사 절차에 따라 진행할 계획이다. '연필사건'은 지난 7월 12일 고인의 학급 학생이 자기 가방을 연필로 찌르려는 다른 학생을 막다가 이마에 상처를 입은 사건이다. 사건 관련 학부모가 고인을 괴롭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부 네티즌들이 학부모를 비방하는 글을 인터넷 등에 게시해 학부모 측은 최근 이들을 고소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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