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정모 씨(33). 아이를 위해 좋은 걸 해주고 싶지만 자꾸 늘어가는 지출에 걱정이 큽니다.
정 씨는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 돈 쓰는 단위가 달라졌다"면서 "아기나 산모용 제품에는 '유기농, 천연, 무항생제'라면서 가격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아 더 비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데다 최근 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정 씨는 "기저귀 가격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며 "얼마 전에 보니 아이가 어릴 때 먹던 분유는 8000원 넘게 올랐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물가가 오르면 어른들은 덜 쓰고 참으면 되지만, 아이들에게 쓰는 건 그럴 수 없지 않냐"며 "이러니 둘째는 엄두도 못 낸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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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유아동복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2.1% 올랐습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 상승률입니다.
이어 유아용 학습교재 물가는 7.5% 올랐고, 원유가격 인상의 영향으로 분유도 1년 전보다 6.3%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동화 역시 6.3% 올랐습니다.
영유아 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11개 상품과 서비스의 1~10월 물가 상승률은 평균 3.7%.
11개 품목은 분유, 이유식, 유아동복, 유아용 학습교재, 아동화, 종이 기저귀, 장난감, 유모차, 유치원 납입금, 보육시설 이용료, 산후조리원 이용료 등입니다.
육아 물가의 급격한 상승은 올해만의 일은 아닙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 2021년 말 발간한 '육아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20년 육아 관련 상품·서비스 중심으로 산출한 육아물가 상승률은 2% 내외였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전체 가구에서 소비하는 품목에 비해 육아상품 및 서비스 시장은 고물가가 형성된 것"이라며 "영유아를 양육하기 위해 소비되는 상품과 서비스는 필수재 성격의 제품이 너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저귀나 분유, 아동복 등은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지출을 크게 줄이기 어려운 필수품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영유아 제품과 서비스 시장이 점차 고급화되는 것도 고물가의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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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문제는 물가를 따로 모니터링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최근 정부는 소비자들이 자주 소비하는 생필품 물가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과 등 농축산물과 빵·우유 등 가공식품, 햄버거와 치킨 등 외식 메뉴에 대한 물가를 수시로 점검하고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지 못하게 관리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육아 물가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하던 '육아물가지수' 연구도 중단됐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육아 상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 때문에 육아 가구 부담이 늘어난다며 2013년부터 육아물가지수를 발표해 왔습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줄어들면서 연구는 2020년까지만 진행됐습니다.
저출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육아 가구가 느끼는 부담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물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진아 연구위원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은 정부 정책이 확대되면서 보육료 상한액이 생기는 등 관리가 되고 있다"면서 "육아 관련 소비재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차원에서 지수를 연구하고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는 "아이가 태어난 뒤부터 돈 쓰는 단위가 달라졌다"면서 "아기나 산모용 제품에는 '유기농, 천연, 무항생제'라면서 가격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아 더 비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데다 최근 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정 씨는 "기저귀 가격도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며 "얼마 전에 보니 아이가 어릴 때 먹던 분유는 8000원 넘게 올랐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물가가 오르면 어른들은 덜 쓰고 참으면 되지만, 아이들에게 쓰는 건 그럴 수 없지 않냐"며 "이러니 둘째는 엄두도 못 낸다"고 덧붙였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아동복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2.1%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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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복, 전년 대비 12.1% 올라…기저귀, 분유도 상승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유아동복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2.1% 올랐습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85년 이후 최대 상승률입니다.
종이 기저귀도 같은 기간 9.6% 올랐는데, 외환위기 때인 1998년(10.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이어 유아용 학습교재 물가는 7.5% 올랐고, 원유가격 인상의 영향으로 분유도 1년 전보다 6.3%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동화 역시 6.3% 올랐습니다.
영유아 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11개 상품과 서비스의 1~10월 물가 상승률은 평균 3.7%.
11개 품목은 분유, 이유식, 유아동복, 유아용 학습교재, 아동화, 종이 기저귀, 장난감, 유모차, 유치원 납입금, 보육시설 이용료, 산후조리원 이용료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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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육아 물가 상승세…'고급화' 전략 때문?
━유모차 가격 역시 올해 1~10월, 전년 대비 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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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물가의 급격한 상승은 올해만의 일은 아닙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가 지난 2021년 말 발간한 '육아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13~2020년 육아 관련 상품·서비스 중심으로 산출한 육아물가 상승률은 2% 내외였습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저물가 기조 때문에 등락률이 1%대에 불과했죠.
육아정책연구소는 "전체 가구에서 소비하는 품목에 비해 육아상품 및 서비스 시장은 고물가가 형성된 것"이라며 "영유아를 양육하기 위해 소비되는 상품과 서비스는 필수재 성격의 제품이 너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기저귀나 분유, 아동복 등은 물가가 아무리 올라도 지출을 크게 줄이기 어려운 필수품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영유아 제품과 서비스 시장이 점차 고급화되는 것도 고물가의 이유로 분석됐습니다.
박진아 육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영유아 제품·서비스 시장이 점차 고급화된 데다, 제품 유행 주기도 굉장히 짧은 편"이라며 "신제품이 자주 나오는데, 그럴 때마다 가격이 조금씩 오르다 보니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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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우유는 관리하는데…육아물가지수는 연구조차 중단
━육아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문제는 물가를 따로 모니터링하거나 관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최근 정부는 소비자들이 자주 소비하는 생필품 물가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사과 등 농축산물과 빵·우유 등 가공식품, 햄버거와 치킨 등 외식 메뉴에 대한 물가를 수시로 점검하고 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지 못하게 관리하고 있는 겁니다.
정부가 빵과 우유를 비롯한 농식품 28개 품목의 물가를 매일 점검하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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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정책연구소가 하던 '육아물가지수' 연구도 중단됐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육아 상품과 서비스 가격 상승 때문에 육아 가구 부담이 늘어난다며 2013년부터 육아물가지수를 발표해 왔습니다.
하지만 관련 예산이 줄어들면서 연구는 2020년까지만 진행됐습니다.
저출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육아 가구가 느끼는 부담에 대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물가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진아 연구위원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은 정부 정책이 확대되면서 보육료 상한액이 생기는 등 관리가 되고 있다"면서 "육아 관련 소비재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차원에서 지수를 연구하고 발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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