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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가 내년 출시 예정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판매할 상품 가격을 사이버마케팅(CM) 가격보다 더 높게 책정할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보험업계는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이 최대 4.9%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만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핀테크 업계는 판매 채널별로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면 정확한 보험료 산출이 불가능해 반쪽짜리 서비스가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 대부분은 비교·추천 서비스 채널에서 판매할 상품 가격에 최대 4.9%의 ‘플랫폼 수수료’를 반영하는 새로운 요율을 만들 예정이다. 똑같은 보험 상품이라도 플랫폼에서는 더 비싸게 판매하겠다는 의미다. 고객 입장에선 플랫폼보다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 접속해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보험업계는 플랫폼이 수수료를 가져가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보험을 판매하면 보험사가 내야 할 수수료는 없다. 하지만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하면 보험사는 최대 4.9%의 수수료를 플랫폼에 지불해야 한다. 수수료만큼 수익이 떨어지는 셈이다. 통상 보험사가 설계사 등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고객이 내는 보험료에 포함돼 있다.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CM을 이용하는 게 더 저렴한 이유다.
플랫폼이 비교·추천을 해준다는 이유만으로 최대 4.9%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것은 과하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핀테크 업체들이 상품의 원가 상승을 유도하게 된 것”이라며 “단순히 견적을 내준다고 수수료를 가져가겠다는 것 아니냐. 상품 가격이 올라가는 게 불만이라면, 핀테크 업체가 수수료를 낮추면 된다”고 했다.
그래픽=손민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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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가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에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보험사가 자사 홈페이지와 플랫폼에서 동일한 가격의 상품을 판매할 경우 고객이 접근성이 높은 플랫폼만 이용하게 돼 보험사 홈페이지 유입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상품을 검색했을 때 더 비쌀 수 있다는 문구가 나와 있으면 고객이 비교는 플랫폼에서 하되 가입은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핀테크 업체들은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보험사 홈페이지 상품과 플랫폼 상품 가격이 동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새로운 요율을 적용하면 정확한 보험료 산출이 불가능해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손해보험·생명보험협회가 선보인 보험 비교 서비스 ‘보험다모아’도 특약 안내가 되지 않고 보험료 비교가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했다.
상품 가격이 인상되면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고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결국 고객이 수수료를 떠안게 되는 구조다”라며 “배너·케이블TV 광고 채널에서 유입된 고객에게는 10%가 넘는 수수료를 내면서도 비교·추천 서비스에 최대 4.9%의 수수료도 못 주겠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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