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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민주화에 기여? 과하게 누리셨다” 운동권86에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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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이 벼슬” “진짜 영웅들은 자기 자리로 복귀”

민주당 운동권 출신 의원 70명 리스트도

조선일보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 당시 부산의 부산진 시장 부근에서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외치며 행진하고 있는 시위 군중들의 모습. 시위대의 상당수는 당시 20~30대, 즉 195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지금의 베이비부머들이었다.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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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을 “어린놈” “건방진 놈”이라 발언하면서, ‘86 운동권 세대 청산론’이 번지고 있다. 대표적 운동권 출신인 송 전 대표는 2021년 ‘꼰대 정치 극복’을 내걸고 당 대표가 됐지만, 운동권 세대 스스로가 수십 년 정치적 기득권을 누려온 과정에서 이미 일반 국민을 상대로 우월감을 과시하는 ‘꼰대’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에선 운동권 출신 국회의원 70명의 이력이 적힌 명단도 돌고 있다.

한 장관은 송 전 대표의 막말을 상대로 11일 입장문을 냈다. 한 장관은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자그마치 수십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했다”고 했다. 또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이 엄혹한 시절 보여준 용기를 깊이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면서도 “이분들 중 일부가 수십 년 전의 일만 가지고 평생, 전 국민을 상대로 전관예우를 받으려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로, 민주화는 대한민국 시민 모두의 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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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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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두고 네티즌들은 “영화 ‘1987′ 보면서 펑펑 울었는데 그 학생들이 지금 저렇게 되었다니. 이젠 그들이 진짜 원한 게 민주화였을까 의심이 든다” “진짜 영웅들은 다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사회 일원으로 밥벌이하고 열심히 사는데 정치권 기어들어 간 인간들이 제일 문제” “지금 하는 행동 보면 민주화 운동했다는 사람들의 순수성 못 믿겠다. 오히려 일반 국민들이 자리 요구하지 않고 진짜 민주화 운동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옹호론도 나왔지만, 수많은 비판 댓글에 이내 묻혔다.

한 네티즌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가 이미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를 한 것”이라며 “왜 그건 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고 묻는 글을 썼다.

그러자 그에 대한 비판글이 수십개 달렸다.

“운동권 한번 했던 게 벼슬이냐” “운동권만 민주화 운동을 한 것도 아님. 대한민국 직선제를 실질적으로 도입하게 된 87년 6월 항쟁 주역은 오히려, 30대 직장인들이었음. 586들은 당시 대학생이었고, 마르크스 평전 한번 읽은 지식으로 지식인 행세를 하고 다니면서, 데모질만 한 것” “기여한것 이상 누릴 것 누리셨습니다. 오히려 과할 만큼 누리셨고, 민주화? 기여? 했다고 법 위에 군림할 수는 없지요. 민주화를 외치신 분들이 잘못된 일이 있다면 인정하고 깨끗이 사과하고 벌 받을 일 있으면 벌 받아야지, 타인에게 그렇게 날카로운 잣대를 대고 도덕성 운운하신 분들이 그러면 안되겠지요” 등이었다.

또 “김일성 찬양하고, 종북하고, 미군 철수 외치고, 폭탄 테러하고, 경제호황기 때 온갖 선동한 게 민주주의를 위해 기여한 거라고요? 70년대 야학하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한 선배들이 제일 싫어하는 부류가 주사파예요” 등의 댓글도 있었다.

12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학생운동 출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70명’의 명단이 적힌 글도 올라왔다. 이번 논란에 불을 지핀 송 전 대표부터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 정청래 최고위원 등의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상당수는 이렇다할 사회 활동 경력 없이 2000년대 초중반 ‘운동권 경력’만을 바탕으로 30~40대 나이에 정계에 진출했고, 지금까지 현역 정치인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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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패럴림픽 행사에서 86 운동권 주요 인사들이 당시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수행하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조국 민정수석, 송영길 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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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1984년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2000년 37세에 인천 계양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단 그는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기 전까지 같은 곳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은 송 전 대표와 연세대 81학번 동기다. 그는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맡아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건국대 85학번으로, 1989년 서울 주한미국대사관 점거 사건으로 2년간 복역했다.

이 밖에도 설훈(5선‧고려대), 조정식(5선‧연세대), 홍영표(4선‧동국대), 윤호중(4선‧서울대), 김태년(4선‧경희대), 이인영(4선‧고려대) 등 다수의 운동권 출신 중진 의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초선 의원도 목록에 포함됐다. 윤건영 의원(국민대 총학생회장), 천준호 의원(경희대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22명이 운동권 출신으로 분류됐다.

해당 목록에는 “대한민국 최강 카르텔은 운동권 카르텔” “대학 가서 학점도 안 따보고, 직장도 안 구해보고 그 카르텔 안에서만 생활할 수 있는 사람들” “운동권 공화국” 등의 반응이 적혔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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