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 둘째 날인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8.41포인트(2.33%) 내린 2443.96, 코스닥은 15.08포인트(1.80%) 내린 824.37에 마감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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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천하’였다. 공매도 전면 금지 효과로 급등했던 주식시장이 7일 급락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시장은 종일 출렁였다. 코스피는 다시 2500선을 다시 내줬다. 코스닥은 급락에 따른 ‘사이드카(변동성 완화 장치)’가 발동됐다. 전날 급등에 따른 사이드카가 발동됐던 것과 정반대의 움직임이다. ‘공매도 금지’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2차전지주도 에코프로를 제외한 나머지는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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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급등·급락 사이드카 연일 발동
신재민 기자 |
금융 당국이 내놓은 공매도 금지 조치에 시장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전날보다 약 2.33%(58.41포인트) 떨어진 2443.96에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 및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영향이다. 전날 5.66%의 상승이 무색하게 쉽게 무너졌다.
신재민 기자 |
코스닥 시장은 종일 갈지자 행보였다. 이날 코스닥은 전날보다 1.80% 하락한 824.37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한때 장 중 805선까지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전날에는 7.3% 오르며 3년 5개월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공매도 전면 금지의 축포를 터뜨렸던 2차전지주도 에코프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상승 폭을 뱉어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10.23% 하락한 4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오름폭(22.76%)의 절반 이상을 반납한 셈이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은 11.02% 떨어졌다. 삼성SDI(-7.91%)와 SK이노베이션(-7.07%)도 전날 오름폭을 되돌렸다. 코스닥 시장에서 전날 25% 이상 올랐던 엘앤에프는 이날 15.2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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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기관 매도 폭탄
신재민 기자 |
이날 지수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991억원)과 기관(3930억원)이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 홀로 4590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4660억원)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2460억원)과 기관(2210억원)의 매도에 지수가 밀렸다.
전날 공매도 주식 ‘숏커버링’으로 대규모 유입됐던 외국인 매수세가 빠르게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전날에는 외국인은 전체 증시에서 1조2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가 급등에 이어 급락한 건 차익실현 매물에 더해 간밤 미국 금리가 올라간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이라며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에게 공매도 금지로 인한 한국 시장 규제에 대한 인식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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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커버링 효과 벌써 끝?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 효과도 곧 힘을 잃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미 그 효과가 상당수 진행된 만큼, ‘약효’가 짧게는 2~3일, 길게는 2주 정도면 떨어질 것이란 이야기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단기 숏커버링은 지난 6일 많이 들어온 것 같고, 앞으로 2~3일 내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가 급격하게 오르고 환율이 내리니(원화가치 상승) 외국인 입장에서는 빨리 숏커버링하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 영향력은 2주를 정점으로 약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공매도 금지가 주가를 끌어올리기보다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계 자금을 주로 운용하는 페트라자산운용의 이찬형 부사장은 “많은 해외기관 투자자가 변동성이 큰 한국 시장에 투자할 때 공매도를 헤지(위험회피) 용도로 쓴다”며 “예컨대 삼성전자를 사면서 내릴 때를 대비해 SK하이닉스는 숏포지션으로 잡는데, 이게 불가능하면 삼성전자가 주가가 내리면 보유하기보다 곧바로 팔고 나가버릴 테니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시장 변동성 확대와 공매도 금지의 연관 관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가격이 오르고 내리는 데에는 많은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매도 금지가 요인 중 하나는 될 수 있지만 이것(공매도 금지 조치) 때문이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매도 금지가 ‘선거용 포퓰리즘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국민 여론 무마용으로 할 수는 없는 조치”라고 밝혔다.
이제 관심사는 외국인의 이탈이 가속할 지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프로그램 매매 지표상 외국인 패시브 자금은 줄어든 모습”이라며 “향후 흐름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찬형 부사장은 “기존에 일부 종목에 공매도 제한이 있을 때도 해외 투자자를 만나면 (공매도 제한을) 언제 푸는지, 왜 안 푸는지 의아해 했다”며 “기본적으로 헤지(공매도를 통한 위험회피)를 전략으로 가져가는 외국 펀드는 한국 시장을 아예 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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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인투자자 "시장조성자 공매도도 금지해라"
시장의 이런 우려에도 일부 개인투자자는 한발 더 나아가 ‘예외적 허용 없는 공매도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시장조성자 공매도까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모든 공매도 금지 촉구 촛불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조성 업무상 위험성 헤지를 위한 공매도가 필요하다. 헤지가 안 되면 시장조성이 어렵고, 결국 그 시장에 유동성 부족과 효율성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성자가 업틱룰(직전 체결 가격 이하로 공매도 호가를 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을 위반한다는 개인투자자의 주장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시장조성자는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으로 이익을 취하지 않기 때문에 업틱룰을 적용받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공매도로 얻는 금전적 이익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의 주장대로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를 제한하면 상장지수펀드(ETF) 거래의 호가가 벌어지고, 결국 너무 비싼 가격에 사거나 너무 싼 가격에 팔게 되는 등 피해는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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