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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4 (목)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공매도 금지'에 화들짝 외국인 '폭풍 매수'…증시 급등세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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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기존 물량 청산 위해 쇼트커버링…환율 급락도 외인 수급 개선

지난 세 차례 금지 기간 보면 '연관성' 떨어져…외인 이탈 우려는 확대

뉴스1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2023.11/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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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내 증권시장에서 역사상 네 번째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 외국인들의 폭풍 매수에 힘입어 증시가 급등했다. 역사적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 위한 환매수) 효과로 인한 단기적인 반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이탈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4.03p(5.66%) 상승한 2502.3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109억원, 182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895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급등하면서 57.4p(7.34%) 상승한 839.45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4702억원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4883억원, 57억원 순매도했다.

그동안 공매도 집중 대상이던 이차전지(2차전지)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2차전지주에 대해서도 개인은 매도세를 보인 반면 외국인들은 대거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에코프로는 674억원어치를, 에코프로비엠은 68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전면 금지 시행으로 앞으로 공매도에 진입하기 어렵다보니, 기존 물량을 청산하기 위한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많았던 것이 쇼트커버링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환율이 급락하며 외국인들이 한국 등 이머징마켓에서 매수세를 확대하면서 더 상승폭이 컸다는 설명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 관점에서 쇼트커버링으로 인한 주가 상승폭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최근 1개월∙3개월간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율이 오히려 높아진 종목의 쇼트커버링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단기적인 효과라고 보고 있다. 규제에 따른 반등은 펀더멘털에 따라 다시금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쇼트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조치료 쇼트커버링 수요에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지만 양방향 전략이 막혀있어 외국인의 시장 영향력은 점진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며 "주식시장 추세 전환 연장에 있어 개인투자자의 영향력 확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첫 번째 공매도 전면금지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1350억300만원, 두 번째 기간에는 1조4987억600만원, 세 번째 기간에는 22조4026억6800만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각각 1조3314억4800만원, 9970억2900만원, 2036억5800만원을 순매도했다.

공매도 전면금지 조치는 외국인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시장'으로 비칠 우려가 크고, 정부가 추진 중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역행하는 조치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스마트카르마 홀딩스의 분석가 브라이언 프레이타스는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공매 금지는 한국이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욱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터무니없는 밸류에이션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지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에 큰 거품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과거 사례를 봐도 증시 반등과 공매도의 연결성을 찾기는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10월1일~2009년5월31일) 공매도 전면금지 당시 코스피 지수는 한 달 만에 25% 하락했고, 3개월 뒤인 12월30일에도 22.3% 하락해있었다. 전면금지가 끝나던 2009년5월29일에도 3.6% 하락한 수준이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금지가 끝나는 시점까지 20% 상승했다.

유럽 재정위기(2011년 8월10일~2011년 11월9일) 때에는 공매도 전면금지 시행부터 종료까지 코스피가 5.6%, 코스닥이 12.3% 상승했다. 가장 최근이던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3월17일~2021년 5월2일) 당시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88%, 91% 상승했다.

다만 지난 세 차례의 공매도 전면금지 기간이 모두 다르고, 세계적으로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는 등 주가 상승을 이끌 만한 요소가 많았다는 점에서 공매도와 직접적인 연관이 적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김준석·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지난 8월 '공매도 규제효과 분석'이란 보고서를 내고 "실증분석에서 관찰된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공매도 금지는 가격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변동성을 확대시키며, 시장거래를 위축시키는 것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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