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숏커버링 장세가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펀더멘털이 받쳐주는 업종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외국인 '숏커버링'에 2차전지 밸류체인 급등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6개월 간 한시적으로 공매도 금지가 시행되면서 증시 전반에 물량 상환을 위한 숏커버링이 강하게 들어왔다.
특히 그동안 공매도 잔고비율이 높았던 2차전지, 제약·바이오, 호텔·레저 업종이 일제히 급등했다. 외국인들의 공매도가 몰렸던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22% 넘게 치솟았다. 전반적으로 2차전지 관련주들이 급등하면 지수의 상승을 견인했다.
시장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되자 수익률 방어를 위해 외국인들의 숏커버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매도 금지 때문에 경쟁적으로 환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교보증권 강민석 연구원은 "숏커버링이 발생하면 주가가 상승하는데 나중에 숏커버에 나설수록 포지션이 불리해진다"면서 "공매도 금지가 시행된 당일 숏커버를 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2차전지를 대규모로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외국인들은 최대한 빨리 숏커버링에 나서든 지, 물량을 계속 가지고 가든 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강 연구원은 "숏버커링은 초기에 나오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르면 이번주에 물량이 소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반기와 같이 2차전지가 시장을 끌고 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세를 보이는 등 2차전지 전반에 걸쳐 실적 기대감이 둔화됐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나정환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2차전지에 숏커버링에 따른 상승효과가 나타났지만 결국은 펀더멘털을 따라갈 것"이라며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존재하는 업종으로 다시 수급이 이동할 것으로 판단한다. 여기에 부합하는 업종이 반도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공매도 금지 첫날인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5.66%, 7.34% 급등세를 보이며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3일)보다 134.03포인트(5.66%) 오른 2,502.37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7.34% 상승한 839.45에 장을 마쳤다. 2023.11/6/뉴스1 /사진=뉴스1화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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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됐는데 개인은 "팔자"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71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인 반면, 개인은 무려 9224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끊임없는 제도 개선 요구 끝에 한시적이나마 공매도 금지를 얻어낸 것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개인들의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수급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한다. 전고점을 회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공매도 금지 효과가 나타나자 차익실현에 섰다는 진단이다. 특히 지난 7월 이후 대부분의 종목들이 깊은 하락세를 보인 상황에서 주가가 크게 오르자 손절매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의 강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나정환 연구원은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미국의 국채금리가 지난 주말 연 4.5%대로 떨어졌다"면서 "공매도 금지가 아니었더라도 이날 시장이 많이 올랐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시아 증시도 강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의 센티멘트(투자심리) 자체는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시그널이 약한 것은 연말 증시에 부담이다. 강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1~2주 정도 강세를 예상할 수 있지만 수급 이슈와 펀더멘털은 별개로 봐야 한다"면서 "어느 정도 수익 실현이 된 후에는 주가가 다시 공매도 금지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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