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로비 한편에 붙은 병원 안내문. 사진 울산대병원 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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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병원이 노조 파업으로 열흘 넘게 정상 운영을 못 하고 있다. 울산대병원은 이 지역 유일한 상급병원이자 대학병원이다.
6일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6일 현재 파업 13일차를 맞았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울산대병원분회가 기본급 11.4% 인상과 격려금 지급,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병원 로비 등에서 파업하고 있다.
울산대병원 노조 파업은 2017년 이후 6년 만으로, 이번 파업엔 전체 조합원 1700여명 가운데 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파업에 따라 병원 측은 이달 1일부터 1층 로비 한편에 '환자 여러분께 불편하게 해 죄송합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시하고, 입원환자 진료를 전체 980병상의 50% 수준으로 축소해 진료 중이다.
암 환자나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환자 등을 중심으로 진료하고, 급하지 않거나 요양 등 장기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옮기도록 권유하고 있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직원이 수술이나 외래 진료 등을 소화하고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정상 진료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울산대병원 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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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는 지난 8월부터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과 병원 측의 제시안이 차이가 커 타협이 쉽지 않다고 한다. 병원 측은 기본금 3% 인상, 격려금 일부 인상, 일시금 100만원 지급을 제시했다. 인력 충원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소식지를 통해 "(병원 측이 제시한) 기본급 3%는 다른 사립병원과는 비교되는 (인상률이라는) 것"이라며 "인하대병원은 기본급 6.1%, 동국대병원은 총액 4.4%, 경희대병원은 총액 3.42%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합원 토론 결과 더 강한 총파업 의견으로 뜻을 모은 상태다"고 강조했다. 병원 측은 "적극적으로 교섭해서 이른 시일 내에 파업 사태를 잘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울산대병원 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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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은 불안해한다. 울산 동구에 사는 신모(40·여) 씨는 "대학병원이 울산대병원밖에 없는데, 갑자기 아프면 이제 부산이나 대구로 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걱정했다. 석유화학공단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40대 직장인은 "울산엔 상급병원 의료 서비스를 기대하는 곳이 울산대병원인데, 이렇게 노사 갈등이 지속하는 것 자체가 지역 주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울산은 의료 인프라가 빈약하다.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4명(전국 평균 3.1명)으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전문의 비중은 1.69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5위다. 의대는 울산대병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올해 전공의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 등 5개 과가 정원에 미달했다. 지난 5년간 울산대 의대 졸업자 185명 가운데 80% 정도가 수도권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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