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영 디자이너 |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기존 상생 금융 대책 손질에 나섰다. 3일 하나은행은 선제적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1000억원 상당의 금융 지원 계획을 발표했는데, 일정 기간 약 11만명이 납부한 이자를 ‘캐시백’ 형태로 665억원 정도 돌려주는 방안이 핵심이다.
우리은행도 긴급대책 회의를 열어 저금리 대환 대출 공급 확대 방안, 소상공인 이자 면제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NH농협은행도 이르면 6일 지원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대출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인 대출자의 이자를 깎아주는 방안을, 신한은행은 현행 지원책 기간을 연장하거나 금리 인하 폭 등을 확대하는 방향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2월에도 윤 대통령의 ‘돈 잔치’ 발언 이후 은행권은 향후 3년간 10조원을 공급하는 상생 금융 강화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달 셋째 주 윤종규 KB금융, 진옥동 신한금융, 함영주 하나금융, 임종룡 우리금융,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단은 소상공인·취약계층 등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금융지주 대책과 별도로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도 연내 내놓을 예정이다. 서민금융법 시행령에 따라 은행 등 금융사는 가계대출 잔액의 0.03%를 서민금융 재원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이 출연요율을 올리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일종의 ‘금융판 이익공유제’다. 지난해 금융회사 출연금은 약 2300억원인데, 이 중 1100억원을 은행이 냈다. 만일 출연요율을 0.06%로 올리면 은행의 연간 출연금은 2200억원, 법정 한도인 0.1%까지 올리면 3700억원이 된다.
정부는 최저신용자 특례보증 상품 취급 은행을 늘리는 안도 마련하고 있다. 기존 서민상품 대출 심사에서 거절된 신용평점 하위 10% 이하 차주를 대상으로 한 번에 최대 500만원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최저신용자 특례보증은 현재 지방·저축은행 9곳만 취급하고 있다.
다만 은행권에선 “상생금융 확대 방침에 따르겠다”면서도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세계적인 고금리 흐름에 따라 금리가 올라간 상황인데, 대출 부담에 대한 책임을 은행에만 돌리는 것 같다”며 “고금리로 인해 은행도 조달비용이 늘어나 수익성 지표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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