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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나 의료기관이 없어 제 때 의료 이용을 할 수 없는 분만의료 취약지가 전국에 10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만의료에 더해 응급의료까지 취약한 경우는 104곳이었다. 이곳들 대부분은 지역의 군 단위 소도시였다. 정부는 이같은 수도권 쏠림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 의대 중심으로 증원을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지역의 한의대 정원을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온다.
5일 국립중앙의료원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2022년 의료취약지 모니터링 연구’ 보고서를 보면, 전국 250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분만의료에 대한 접근성·의료이용 취약도를 분석한 결과 43.2%인 108곳이 ‘분만의료 취약지’로 분류됐다.
108곳 중 30곳은 접근성과 의료이용이 모두 취약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30곳 중 서울이나 광역시의 기초지자체는 없었다. 대부분 지역의 군 단위 소도시였다.
의료원은 15~49세 가임인구 중 분만실에 60분 이내에 접근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30%를 넘을 때 접근성이 취약하다고 판단했다. 분만실 이용자 중 분만실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이 60분 이내인 경우가 30% 미만일 때 의료 이용이 취약하다고 봤다.
분만 의료취약지 A등급 지역.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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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센터 도달 시간을 기준으로 분석한 ‘응급의료 취약지’는 250개 시군구 중 39.2%인 98곳이 해당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에 1시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지역응급의료센터에 30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한 인구가 30% 이상인 경우를 응급의료 취약지로 봤다.
전체 시군구 중 분만과 응급 의료 중 하나라도 취약지에 해당하는 경우는 112곳(44.8%)이었다. 역시 서울이나 광역시의 기초지자체에는 없었고, 분만과 응급 모두에서 인천의 강화군과 옹진군만 의료취약지에 속했다. 강원, 전남, 경북 등 군 지역이나 소도시에 몰려있었다.
의료원이 같은 기준을 적용해 분류한 ‘소아청소년과 취약지’도 인천과 경기의 군 단위 지역, 광역시 외 지역의 소도시 등 27곳이 해당됐다.
분만의료와 응급의료, 소아청소년과는 필수의료지만 전문의의 수도권 쏠림이 심해 대도시가 아닌 시골 지역에선 제 때 필요한 진료를 받기 어렵다. 해당 진료과가 있는 병원도 지역의 경우 심각한 의사 구인난을 겪고 있다.
수도권 쏠림 현상은 가속화하고 있다. 의료정책연구원의 전국 의사 대상 조사 결과를 보면 2020년 기준 응답자 6340명 중 서울에 근무한다고 답한 의사는 38.1%였다. 직전 조사인 2016년(8499명 중 26.4%가 서울 근무 응답)보다 11.7%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경기와 인천까지 범위를 넓히면 2020년 기준 64.2%의 의사가 수도권에서 일하고 있었다.
“지역 한의대를 의대로 전환하자”···복지부는 ‘신중’ 입장
정부는 이런 쏠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미니 의대’를 중심으로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역의대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역인재 전형 등 지역 출신 학생을 선발해 지역의대를 졸업하고, 수련 후 지역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지역의 한의대를 의대로 전환하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앞서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 1일 보건복지부 주재로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이같은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한의대 정원은 800명 선인데 경희대·가천대를 제외하면 10개 한의대가 모두 비수도권에 있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한의협 측은 지방 한의대 일부를 의대로 전환하거나 의대와 한의대가 모두 있는 대학 4곳(경희대, 부산대, 원광대, 동국대)의 한의대 정원을 의대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의대학장협의회 등 한의대 쪽은 정원 조정을 반기지 않는 등 온도차가 있다. 복지부도 당장 한의대 정원 조정안까지 의대 증원 논의에 포함하는 덴 신중한 입장이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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