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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어 베트남과 해양대화…아세안과 해양협력 보폭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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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안보 등 협력…인태전략에도 "아세안 공조해 안전한 해상교통로 확보" 명시

연합뉴스

지난달 필리핀 해양경찰청 본부 방문한 한국 대표단
[외교부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정부가 최근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국가들과 잇따라 '해양대화'를 신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양 관련 협력에 나서는 모습이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은 지난 1일 하노이에서 양국 외교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안보 전략대화를 열고 해양대화 출범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양측은 해양 환경, 해양 경제, 해양 안보·안전 등을 아우르는 해양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해양 분야에 특화된 대화체를 운영하는 것은 아세안 국가 가운데 필리핀에 이어 베트남이 두 번째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필리핀과 처음으로 부산에서 국장급 '한·필리핀 해양대화'를 열었고 지난달에는 마닐라에서 2차 대화가 진행됐다.

양측은 지난달 회의에서 한·필리핀 해양대화를 "한·아세안 국가 간 해양 협력 확대·강화를 위한 모범적인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하기도 했다.

이들 국가와의 연이은 해양대화 신설은 우선 연안국으로서 해양 분야 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데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해양대화 신설은 베트남·필리핀 측에서 먼저 제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트남과 필리핀이 접한 남중국해는 한국 입장에서도 중요한 이해관계를 지닌 해역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르면 남중국해는 한국 원유 수송의 약 64%, 천연가스 수송의 약 46%를 차지하는 핵심 해상 교통로다.

정부는 인태전략에서 "아세안 국가들과 해양테러 대응과 해양법 집행 분야에서 공조해 자유롭고 안전한 해상 교통로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세안 국가들과 해양안보, 해양영역 인식, 해양경제, 해양환경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아세안 국가들과의 해양협력 확대에 대해 일각에서는 아세안의 핵심 해양안보 사안인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과 연결 지어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아세안 국가들이 남중국해를 무대로 한 중국의 공세적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역외 국가들의 역량 지원, 특히 해양안보 분야 지원을 필요로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인 쿼드(Quad)는 지난해 동남아와 인도양, 태평양 국가 등을 상대로 '해양영역인식을 위한 인태 파트너십(IPMDA)'을 출범한 바 있다. 해양영역인식(MDA)은 안보·경제·환경 등 측면에서 해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상황에 대해 인지 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가리킨다.

최근 열린 한·필리핀 해양대화에서도 양측 해양경찰청을 중심으로 MDA 관련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당시 양국 해경은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해양안보 협력 관련 MOU를 체결하자는 논의를 주고받았다.

다만 정부는 최근 아세안 국가들과의 해양대화 신설 의도를 남중국해 분쟁과 연관 짓는 해석에는 선을 긋고 있다.

협력 분야도 해양 안보보다는 경제·환경 의제의 비중이 더 크다는 설명인데, 남중국해 등 역내 분쟁에는 다소 거리를 유지하며 아세안 국가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윤대엽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최근 세종연구소 '정세와 정책'에 기고한 '시진핑 체제 3연임 이후 해양안보와 한국의 인태전략'에서 "영토주권이라는 동아시아 해양안보 현안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해양안보에는 해상교통로 안전, 해적퇴치, 해양오염, 불법어업, 기후변화 등의 포괄적 이해가 결부돼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이 "초국적, 포괄적 해양안보 현안에 대한 소다자, 다자협력의 제도화를 적극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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