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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검찰과 법무부

송영길 "돈봉투로 시작해 먼지털이 수사"…검찰 수사심의위 밟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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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제출했다. 송 대표 측이 이와 관련해 이날 공개한 19쪽 분량의 의견서에는 “최초 압수수색이 7개월 지났는데 소환조사를 못한 지지부진한 수사”라며 “검찰은 수사 방향을 전환해 먼지떨이식 별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이 담겼다.



송영길 "압수수색 7개월 지났는데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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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검찰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은 신속히 저를 소환조사하라"고 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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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송 전 대표 측은 “형사소송법이 금지한 ‘별개의 사건’, ‘관련 없는 사건’에 대한 위법 수사”라며 “연구소 후원금 내역은 돈봉투 수사에서 발견한 것으로 적법한 절차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설령 후원금 관련 의혹이 (별건 수사 가능한) 대상에 해당되더라도 본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가 아닌 다른 부서에 배당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4월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지난 9월엔 정치자금법 위반 및 뇌물 혐의와 관련해 송 전 대표를 두 차례 압수수색했다. 송 전 대표의 외곽 조직 ‘먹고사는문제연구소’ 입출금 내역을 토대로 3억원대 불법 정치자금 수수, 그리고 인·허가 관련 부정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본류 수사 과정에서 추가 혐의가 나왔고, 법원에서 적법하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았다. 범죄 혐의점이 있으면 수사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재용·한동훈도 신청한 '수사심의위'… 결과는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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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양창수 당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위원장이 '검언유착 의혹' 회의에 참석하면서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렸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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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심의위는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만든 제도다. “논란이 있는 검찰 수사는 외부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게 도입 취지였다. 수사심의위 운영지침을 보면,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등 사건 처리 방향 전반에 관여할 수 있다. 다만, 수사심의위 자체 결론을 검찰이 의무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고 “검찰총장은 수사심의위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권고 규정만 있다.

피의자가 수사심의위를 신청하더라도 심의를 받으려면 여러 단계를 통과해야 한다. 송 전 대표의 신청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 중 15명을 추첨으로 선정한다. 이들을 상대로 주임검사와 송 전 대표 측은 각자 의견서를 내고, 출석한 위원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사심의위를 소집해야 한다. 현재 수사심의위원장은 강일원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이다.

수사심의위가 가동되면 수사 적법성 등을 실질적으로 판단하는 수사점검단이 꾸려진다. 외부 전문가와 검사들로 구성되는데, 외부 전문가 중에 단장이 지명된다. 수사점검단은 과반수 찬성으로 결론을 도출하고, 이는 검찰총장에 전달된다. 검찰로선 시민적 합의를 거친 수사심의위 권고와 다른 방향으로 사건을 처리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심의위와 다른 결론을 낸 사례도 많다. 지난 2020년 수사심의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불법 승계 의혹 수사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수사심의위 판단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 2020년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수사심의위는 “수사중단 및 불기소”를 권고했고, 당시 검찰은 이를 수용해 불기소 처분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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