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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강기자의 기술 돋보기] "진정한 메타버스의 열쇠"...삼성·애플이 '레이 트레이싱'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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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가상 공간에 실제와 같은 빛·그림자 표현 더해

게임·메타버스 몰입감↑...AP·GPU업체 주도권 경쟁

차세대 갤럭시·아이폰·혼합현실 기기에 기본 탑재

생성AI 기술과 찰떡궁합...엔비디아vsAMD·삼성·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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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는 박용인 사장 (서울=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DSA)에서 열린 '삼성 시스템LSI 테크 데이 2023'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2023.10.6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2023-10-06 08:10:14/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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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퀄컴 등 모바일 프로세서(AP) 제조사가 잇달아 자사 AP에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광선 추적)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아무리 화질이 좋아져도 현실과는 묘한 괴리감이 있던 3차원(3D) 컴퓨터 그래픽(CG) 환경에 사실감을 더하기 위해서다. 모바일 게임과 메타버스 환경의 몰입감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26일 2023 반도체대전(SEDEX) 키노트 발표에서 “내년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신형 AP ‘엑시노스 2400’에 레이 트레이싱 기능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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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트레이싱의 원리 [사진=삼성전자]




레이 트레이싱이란 빛의 움직임을 추적해서 이를 3D CG로 재현하는 기술이다. 가상의 광선이 물체 표면에서 반사됐다가 돌아오는 경로를 정확히 계산·재현함으로써 마치 실제와도 같은 3D CG를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미 PC·비디오게임 업계에선 엔비디아·AMD 등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와 게임 개발사 노력으로 레이 트레이싱이 보편화됐다. 이제 그 흐름이 모바일 업계까지 당도한 것이다.

박용인 사장은 “사람의 명령을 3D CG로 만드는 과정에서 과거 GPU는 그냥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었다면 레이 트레이싱이 적용한 GPU는 빛을 추적해서 구현하는 현실감 있는 CG를 만들 수 있다”며 “한 번 레이 트레이싱이 적용된 게임 등을 경험하면 다른 것들은 식상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퀄컴 등 경쟁사도 레이 트레이싱을 자사 최신 AP에 적용했다. 애플은 아이폰15 프로·프로맥스에 탑재한 AP ‘애플 A17 프로’에 레이 트레이싱을 탑재하고, ‘바이오해저드 빌리지’와 ‘바이오해저드4 RE’, ‘어쌔신크리드: 미라지’ 등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한 차세대 모바일 게임을 잇달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게임은 원래 컴퓨터·비디오게임기용으로 3D CG 수준이 높아 모바일 기기에서 실행하는 데 어려움이 컸으나, 모바일 AP GPU 성능 강화와 레이 트레이싱 기능 적용에 힘입어 이식할 수 있게 됐다. 애플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한 맥·아이패드용 AP인 애플 M3에도 레이 트레이싱을 탑재했다.

퀄컴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스냅드래곤8 2세대’ AP에 레이 트레이싱을 탑재했고, 향후 출시하는 모든 고성능 AP는 레이 트레이싱 기능을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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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혼합현실 기기 '비전 프로' [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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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 회사가 모바일 AP에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는 이유는 모바일 게임과 메타버스 서비스의 현실감을 올리려는 데 있다.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면 3D CG의 빛과 그림자 표현뿐 아니라 창문·호수 등에 비치는 투영물, 빛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명함까지 재현함으로써 그래픽 수준이 대폭 향상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애플 비전 프로나 메타 퀘스트 등 혼합현실 기기를 이용할 때 메타버스 환경에서 3D CG와 현실 간 괴리감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진 3D 캐릭터와 위화감 있는 배경에서 벗어나 실제처럼 실감 나는 3D 환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실제로 애플, 퀄컴-메타는 향후 출시하는 혼합현실 기기에 레이 트레이싱 기능을 적용함으로써 혼합현실·메타버스 앱의 수준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 첫 타자는 내년 초 출시하는 애플 비전 프로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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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기 전(왼쪽)과 후(오른쪽)에 빛 반사 표현 비교 [사진=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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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놀라운 기술인 레이 트레이싱에도 단점은 있다. 바로 막대한 연산력을 요구하는 점이다. 레이 트레이싱은 화면 내 셀 수 없이 많은 광선의 움직임을 일일이 추적·재현해야 한다. 현행 AP·GPU는 사실 이러한 수많은 광선의 움직임을 추적·재현하기에는 턱없이 성능이 모자란다.

때문에 삼성전자·애플·퀄컴은 AP 내에 레이 트레이싱 연산에 특화한 하드웨어 ‘레이 트레이싱 코어’를 추가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엔비디아·AMD의 PC용 GPU에도 이 레이 트레이싱 코어가 들어 있다. 박용인 사장도 “레이 트레이싱은 굉장히 많은 컴퓨팅 파워를 요구하는 하드 엔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하면서 게임·메타버스 앱의 해상도 하락과 프레임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이 함께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성 AI를 활용해 3D CG의 해상도를 끌어올리거나(업스케일링), GPU가 만든 프레임 중간에 생성 AI가 만든 프레임을 더함(프레임 보간)으로써 화면을 한층 부드럽게 하는 형태다.

엔비디아는 이미 ‘딥러닝 슈퍼 샘플링(DLSS)’이라는 생성 AI 기술을 활용해 레이 트레이싱의 한계를 보완하고 있다. AMD-삼성전자-퀄컴도 DLSS에 대응하기 위한 생성 AI 기술 ‘피델리티FX 슈퍼 레졸루션(FSR)’을 향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차세대 갤럭시에도 레이 트레이싱과 함께 최신 FSR 기술이 적용될 전망이다. 다만 애플은 독자 행보를 고집하고 있어 자체 개발 기술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생성 AI를 활용한 3D CG 품질 향상 분야에선 당분간 뒤처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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