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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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을 최초로 무혐의 처분했던 윤재필 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현 변호사)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공소시효가 일주일가량 남은 가운데, 지난해 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김 전 차관의 뇌물수수 혐의를 10년 전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공수처가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 박석일)는 지난주 윤 전 부장검사를 불러 2013년 11월 김 전 차관을 불기소할 당시 뇌물 혐의를 수사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했다. 윤 전 부장검사의 특수직무유기 혐의가 공수처에 접수된 건 지난 7월 12일이다.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이 공소시효를 넉 달 남기고 윤 전 부장검사와 김수민 주임검사 등 김학의 1기 수사팀을 공수처에 고발한 것이다. 특수직무유기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다. 오는 10일 공소시효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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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만 3번…뇌물·성접대는 무죄 확정
‘김학의 별장 성접대 의혹’은 2006~2007년 당시 고위 검사였던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원도 원주 소재 별장 등에서 뇌물과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다. 2013년 3월 김 전 차관이 박근혜 정부의 첫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된 직후 일명 ‘김학의 동영상’ 의혹이 제기됐고, 김 전 차관은 임명 6일 뒤 사퇴했다.
경찰은 2013년 7월 김 전 차관을 특수강간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윤 전 부장검사를 비롯한 서울중앙지검 1기 수사팀은 그해 11월 김 전 차관을 한 차례 비공개 조사만 한 뒤 사건을 무혐의 종결했다. “성접대 동영상의 실체가 불분명하고, 관련자들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윤 전 부장검사)”는 판단이었다.
뇌물 및 성접대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11월 22일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를 나와 마중 나온 한 여성의 보호를 받으며 귀가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 11일 검찰의 재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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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김학의 수사는 2013년, 2014년, 2019년 세 차례 이뤄졌다. 2013년과 2014년 특수강간 혐의 수사는 모두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2019년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정식 조사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재수사가 이뤄졌다. 검찰 재수사단은 그해 6월 김 전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했다. 윤중천씨 등 사업가 3명으로부터 도합 3억원 이상의 접대와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뇌물 공여자의 진술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무죄·면소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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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불법 출금’ 차규근이 1심 무죄후 고발
차 전 본부장은 2019년 3월 검찰 과거사위의 재수사가 임박하자 해외로 출국하려던 김 전 차관에게 불법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혐의(직권남용)로 지난 2021년 4월 기소됐으나, 올 2월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차 전 본부장은 지난 7월 27일 고발인 조사를 받으러 공수처에 출석하면서 “김 전 차관은 공소시효 도과 등의 이유로 무죄가 확정됐는데, (공소시효가 충분했던) 1기 수사팀이 혐의를 입증할 상당한 자료가 있었는데도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차규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27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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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남았는데…“고의 입증 초고난도” 회의론
하지만 공소시효를 얼마 남기지 않고 고발이 이뤄진 데다,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활동을 포함해 지난 10년간 수많은 수사와 재판이 이어졌던 만큼 검토할 자료가 방대해 수사는 쉽게 진척되지 않고 있다. 더구나 김 전 차관의 뇌물죄는 이미 무죄·면소가 확정돼, 검찰이 이를 고의적으로 수사에서 누락시켰다는 혐의는 더욱 입증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직무유기는 과실 수준으론 처벌할 수 없어 원래도 입증이 까다로운 혐의”라며 “고의성 입증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다른 수사기관으로 보내지 않았으니 공수처가 직접 수사하기로 마음먹은 걸 테지만, 입증은 입증대로 쉽지 않고 이첩은 이첩대로 ‘공소시효 다 되어가는 사건을 던지냐’며 욕만 얻어먹는 진퇴양난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처음부터 시간적 한계가 큰 수사였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공소시효 전까지 무조건 끝마치겠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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