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화이트 구글 부사장./구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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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플레이는 열린 생태계입니다. 개발자는 비즈니스 목적에 따라 앱 마켓, 결제시스템, 결제수단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구글을 믿고 찾아온 이용자들을 악성 앱, 멀웨어 등 보안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며, 이는 앱 마켓 운영자로서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윌슨 화이트(Wilson L. White) 구글 공공정책 부문 부사장은 2일 조선비즈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화이트 부사장은 플랫폼 및 생태계, 디바이스 및 서비스를 포함한 대정부 및 공공 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구글과 애플에 대해 최대 6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자 의견 청취, 방통위 심의·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금액이 확정된다면 구글은 최대 475억원, 애플은 205억원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부가통신사업자 기준으로 방통위가 부과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이다. 방통위는 앱 마켓 사업자인 이들이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해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 ‘강제’ 논란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구글은 게임, 비게임을 불문하고 몇가지 예외항목에 해당하지 않는 한 모든 종류의 앱들에 대해 동일하게 인앱결제 요구사항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은 새로운 정책 변경이 아니라 기존의 정책을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했지만, 네이버·카카오처럼 자체 결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던 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구글은 수수료를 일부 인하하는 정책을 내놨다. 구글이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네이버·카카오가 결과적으로 득을 보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구글의 수수료 정책은 전 세계에 공통 적용되는데 네이버·카카오는 국내에서만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뿐 해외에서는 구글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수수료 15%가 새로 발생하지만, 그동안 해외에서 발생했던 수수료가 15%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국회에서는 2021년 9월 인앱결제강제금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후 구글은 ‘인앱 내 제3자 결제 방식’ 등을 제시했으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화이트 부사장은 “구글은 개발자들이 구글플레이의 결제 시스템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개발자 제공 결제 시스템(alternative in-app billing system)’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을 준수하면서 안드로이드와 구글플레이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또 “개발자들이 아웃링크를 사용해 웹 기반 결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다만 구글의 결제 시스템 통합에 관한 몇가지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하는데, 이는 이용자들의 사용 경험을 향상하고 보안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화이트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ㅡ일명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이 시행된 후 처음으로 제재 조치가 나왔다.
“구글은 앱 개발자들이 구글플레이의 결제 시스템뿐 아니라 ‘개발자 제공 결제 시스템(alternative in-app billing system)’도 추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을 준수하면서도 안드로이드와 구글플레이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수십억명의 이용자들이 구글플레이에 기대하는 수준에 맞춰 원활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ㅡ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한다는 비판에 대한 구글의 입장은.
“안드로이드는 iOS와는 달리 개방형 생태계다. 안드로이드 OS에서 다양한 앱 마켓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기기에는 2개 이상의 앱 마켓이 탑재되어 있다. 이용자들이 원한다면 다른 앱 마켓을 설치할 수도 있다. 개발자와 이용자 모두 자신들이 선택한 앱 마켓에서 앱을 업로드·다운로드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는 것이다.”
ㅡ개발자와 이용자들의 선택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앞서 이야기한 ‘개발자 제공 결제 시스템’을 통해 개발자들이 자신이 선택한 결제 시스템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용자들도 신용카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결제 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콘텐츠 앱의 경우 웹에서 결제한 뒤, 앱에서 소비하는 ‘소비 전용’ 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개발자가 이 방식을 선택하면 구글플레이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0%다.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과 개발자 제공 결제 시스템 가격을 다르게 설정하는 등) 개발자는 자신들의 앱에서 판매하는 디지털 제품의 가격을 100% 컨트롤할 수 있다.”
ㅡ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율이 높다는 지적이 있다.
“구글플레이 수수료는 주요 앱스토어 중에서 가장 낮은 편이다. 그리고 개발자들의 99%는 15% 이하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구글플레이의 모든 개발자들은 첫 1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릴 때까지 15%의 수수료만 내면 된다. 소규모 개발자 및 신규 개발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식이다. 인앱에서 구독 방식을 제공하는 개발자들에게는 수수료를 낮춰 역시 15%만 부과한다. 플레이 미디어 경험 프로그램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이외에도 업계와 앱 모델의 경제성을 고려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윌슨 화이트 구글 부사장이 지난 9월 21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Google for Korea) 2023' 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구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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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수수료는 무엇을 위해 필요하고 어디에 쓰이나.
“구글플레이는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능, 이용자가 원하는 앱과 게임을 찾을 수 있는 최적의 마켓플레이스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투자금 중 일부가 서비스 수수료로 조성된다. 이를 통해 전 세계 190개 이상의 국가에서 30억 명의 이용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유지 관리하고 개선하는 것이다.
예컨대 구글플레이에서 내려받은 앱이든 다른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이든 ‘구글플레이 프로텍트(Google Play Protect)’는 매일 1250억개 앱을 스캔하며 이용자들을 온라인에서 안전하게 보호하고 있다. 플레이 상거래 플랫폼도 지난해 20억달러 이상의 사기 및 남용 거래를 막았다. 앱에서의 실험, 베타 테스트, 이용자 데이터 분석, 개발자 성장을 돕는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반 기능 활용 등 더 나은 앱을 개발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개발자가 수익을 낼 때만 구글플레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개발자들이 성공하고 성장해야 구글도 성장할 수 있다. 앱과 게임 개발자들이 구글플레이의 엔진이다.”
ㅡ구글이 아웃링크 방식을 허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구글플레이는 구글플레이 결제 시스템과 더불어 개발자 제공 결제 시스템, 콘텐츠 소비 전용 앱 등 개발자에게 다양한 방법을 지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그리고 개발자 제공 결제 수단으로 아웃링크를 사용해 웹에서 결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웹 기반 결제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용자들에게 안전하고 이해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발자들은 내장된 웹뷰(WebView)를 통해 아웃링크 결제 옵션을 표시하면 된다. 개발자들은 구글의 UX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신뢰, 안전, 이용자 경험 요건도 준수해야 한다. 구글이 이전에 발표했듯 한국 이용자들이 개발자가 제공하는 아웃링크 결제를 통해 결제를 한다면, 개발자에게 부과되는 서비스 수수료는 4%포인트(P) 인하된다.”
ㅡ소비자 보호나 보안 등의 측면에서 구글이 기울이고 있는 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에는 강력한 보안 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안드로이드 보안 기능은 이용자들이 직접 찾아 활성화할 필요 없이 기기를 시작한 순간부터 자동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구글플레이 프로텍트는 ‘구글 모바일 서비스(Google Mobile Services)’가 활성화된 안드로이드 기기에 내장돼 있다. 구글플레이 프로텍트를 출시한 이후 구글은 지속적으로 사칭 및 사기를 비롯해 부적절한 콘텐츠와 멀웨어 등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해왔다. 새로운 머신러닝 모델과 기술을 활용해 악성 콘텐츠가 담긴 앱의 99%를 이용자들이 사용하기 전에 식별하고 차단한다.”
ㅡ인앱결제강제방지법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행됐다. 앱마켓 규제 관련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논의가 어느 정도로 진행됐나.
“구글은 2021년 11월 한국 개발자와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자 제공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후 미국, 일본, 유럽경제지역(EEA)을 비롯해 35개 이상의 국가에서 시범적으로 유사하게 적용한 바 있다. 이용자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개발자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안드로이드와 구글플레이로 개발자 생태계 전반의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는다는 구글의 글로벌 목표는 동일하다.”
ㅡ한국은 구글에게 얼마나 중요한 시장인가.
“한국 앱들이 역외에서 수백만번 넘게 설치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건 ‘레전드 오브 슬라임’과 모바일 알람 앱 ‘알라미’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국 개발자 수익의 5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한국 개발자들이 해외 이용자와 시장에 성공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아태지역은 전세계 2690만명에 달하는 앱 개발자들의 3분의 1이 위치한 핵심적인 시장이다.
최근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확대해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게임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협력 모델을 전 세계 더 많은 개발자들에게 확대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한국웹툰산업협회와 함께 ‘웹툰 산업의 날’을 제정, 선포했고 개발자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한 창구 프로그램, 구글 포 스타트업, 개발자들이 구글플레이 정책을 이해하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개발자 웨비나도 진행 중이다.”
변지희 기자(z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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