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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월 1만원대 보험료만 내면 독감에 걸렸을 때 100만원을 보장하는 ‘독감보험’ 등을 판매한 손해보험업계에 과열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은 2일 서울 여의도 보험개발원에서 14개 손해보험사 임직원과 간담회를 열고 독감보험 등 일부 보험상품에 대한 과도한 보장 한도 증액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독감보험은 2020년 8월에 처음 출시됐다. 독감 진단을 받고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으면 연간 1회에 한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현재 5개 손해보험사가 50만원 이상의 보험금을 주는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보험료는 월 1만~2만원 수준이다.
한화손해보험은 보장금을 2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확대한 독감보험 상품을 지난달 10일부터 31일까지 판매했다. 한화손보의 독감보험 판매량은 2021년 4월 출시 후 지난달 9일까지 3만1000건이었으나 보장금 확대 후 20여일 만에 10만8000건으로 급증했다.
손보업계는 최근 응급실 내원특약 보장금도 2만원에서 25만원으로 12배 이상 늘렸다. 금감원은 2015년부터 암 등 중대질병만 통원비를 보장하도록 행정지도하고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가 관련 법규를 어기고 보장액을 실제비용보다 높은 수준으로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보험 가입자가 초과 이익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받는 도덕적해이(모럴헤저드)가 발생할 수 있고, 보험사가 높은 보장액과 절판 마케팅만 강조해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 3월에는 운전자보험의 변호사선임비용을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한 보험사에 감독행정을 실시했다. 지난 8월에는 간호·간병보험의 입원일당 보장액을 2만원에서 26만원으로 확대한 손보업계에 자율시정을 권고했다.
금감원은 손보사에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의 ‘상품심사기준’을 준수해 보장위험에 맞는 보장액을 설정하라고 통보했다. 보장액을 늘릴 때는 앞서 신고한 상품의 한도를 고려하고 내부통제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하라고 했다. 회사별 내부통제 운영실태도 점검할 예정이다.
김범수 금감원 상품심사판매분석국장은 “손보업계에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 경쟁을 자율적으로 시정하라고 수차례 요청했는데도 여전히 과당 경쟁을 하고 있다”면서 “손보업계가 소비자 피해와 보험산업의 신뢰도 저하를 막기 위한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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