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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겨울 앞두고 난방·김장비 챙긴다…정부, 취약층 지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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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달 7일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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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앞두고 '고물가' 리스크가 커지면서 정부가 난방·김장비 챙기기에 나섰다. 취약계층 등유·연탄 지원 등을 늘리는 한편,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가스요금 캐시백을 활성화한다. 김장에 필수적인 배추·천일염 등도 시장에 대거 풀기로 했다.

정부는 2일 추경호 부총리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러한 내용의 물가 대책을 내놨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동절기 난방비 지원 및 에너지 절감 대책을 발표했다. 연초 ‘난방비 폭탄’ 당시 늘렸던 취약계층 지원 수준을 계속 이어간다는 게 핵심이다. 추운 겨울엔 에너지 수요가 늘 수밖에 없어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이 크고, 국제 원유·가스 가격도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우선 노인·영유아·장애인 등이 포함된 기초수급 113만5000가구엔 동절기(10~4월) 에너지바우처를 세대당 평균 30만4000원 지원한다.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에 적용되는 도시가스·지역난방 요금 할인(12~3월)은 지난해와 같이 최대 59만2000원 적용한다. 등유·연탄 사용 가구에 대한 지원액은 한층 강화된다. 등유바우처(4500가구)는 가구당 31만원에서 64만1000원, 연탄쿠폰(4만 가구)은 47만2000원에서 54만6000원으로 각각 확대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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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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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사회복지시설 지원도 늘어난다. 전국 경로당 6만8000곳에는 지난해보다 8만원 늘어난 월 40만원의 동절기(11~3월) 난방비를 대준다. 어린이집 약 2만곳은 다음 달부터 도시가스요금 할인 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그밖에 소상공인을 위한 냉·난방기 등 고효율 기기 교체 지원 예산은 올해 400억원에서 내년 11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에너지캐시백 가입 등으로 일반 국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전기·가스를 덜 쓰면 그만큼 난방비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적용한 가스요금 캐시백(가정용)은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한다. 성공기준(3% 이상 절감), 지급단가(200원/㎥) 등 인센티브를 이전보다 키웠다. 예를 들어 도시가스 400㎥를 쓰는 가구가 캐시백에 가입해 사용량을 10% 줄이면 지난해보다 약 2만2000원(4개월 합산)의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지난 6월 5만 세대에서 지난달 79만 세대로 빠르게 늘어난 전기요금 캐시백은 적극적인 홍보로 가입자를 계속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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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배추와 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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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중소벤처기업부는 먹거리 가격을 잡기 위한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했다. 김장은 보통 11~12월에 이뤄지는만큼 물가 체감도가 높은 편이다. 올해 김장재료 공급 여건은 대체로 양호한 편이지만, 소금·고춧가루·대파 등 일부 품목은 공급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우려된다. 주재료인 배추도 평년 대비 생산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배추·무·고춧가루·대파 등 농산물의 정부 비축 물량 1만1000t(수입산 포함)을 최대한 방출하기로 했다. 또한 천일염은 역대 최고 수준인 1만t을 전통시장·마트 등에 시중 가격 3분의 1 수준으로 할인 공급한다. 농수산물 할인 지원 예산도 245억원으로 늘려 투입한다. 배추·대파·생강은 할인 지원과 별개로 농협 등과 협조해 대형마트 공급가 인하를 지원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평균 김장비용 22만3000원보다 최소한 낮게 관리하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큰 데다, 국내에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째 3%대에서 반등하는 등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기 때문이다. 최근 민생을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추 부총리는 "모든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즉시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이번 대책을 두고 "취약계층 지원을 늘리는 방향은 맞지만,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요금 할인과 절약 인센티브 같은 맞춤형 지원은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중동 사태 확전으로 국제유가가 빠르게 치솟을 경우 취약계층 난방비 압박이 대폭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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