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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외풍에 흔들리는 증시…'투심'은 주주환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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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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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우리 주식시장이 항상 디스카운트 돼 있었던 것은 아니다. 3저(저달러·저금리·저유가)호황을 타던 1980년대 중반 ~ 1990년대 초반과 브릭스(BRICS, 중국·러시아·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가 주목받던 2000년대 중반은 오히려 미국 주식시장보다 고평가를 받던 시기였다. 다만, 두 번의 국면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간 상대적 저평가 상태였던 것은 분명하다.

저평가 원인을 많은 이가 생각하는 지정학적 위험에 있다고 하기에는 우리보다 더 위험해 보이는 대만 주식시장이 항상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긍하기 어렵다. 기업의 성장성을 봐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사정이 거의 비슷한 것을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처럼 코리아디스카운트의 다른 원인을 찾기 어렵다 보니 시장 제도나 환경에서 그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 시장의 환경이 글로벌 표준에 대비해서 많이 부족하거나, 글로벌 트렌드 대비 뒤처진 부분이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소액주주권 개선 요구가 거세지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주주환원이 중요한 이유는 장기 투자자에게 핵심적인 안전판이 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성은 환경과 경쟁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지만, 주주환원은 가시적인 보상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의 금리 상승과 국제 정세 불안에 주식시장이 동반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이 구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 증시의 모습 자체가 바뀔 수 있다. 주식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시적인 열매인 주주환원율이 더욱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2010년대에는 주주환원율이 20%가 채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미국(90%대), 유럽(70%대), 일본(50%대)은 물론이고 중국(30%대)보다도 낮은 수치다. 최근 들어 소액주주운동이 활발해지고 정부도 정책적으로 독려하면서 겨우 30%대까지 올라왔으나, 여전히 우리 주식시장의 위상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다.

미국 주식시장이 장기간 호황을 보여온 기저에는 주주환원율의 지속적인 증가가 있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조차도 주주환원에 대해 회의적이었다가, 1980년대 이후 분위기가 크게 바뀌면서 어느덧 90%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것이 바로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상승을 기록한 원동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곳곳에서 소액주주권 강화를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도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다수다. 과거에도 몇 차례 이러한 시도가 있었고, 일시적으로 이슈가 되었다가도 흐지부지해진 경험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통해 양질의 상승을 충분히 경험하면서 눈높이가 높아졌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발상’은 통하지 않을 상황이다. 만일 그런 상황에 다시 처한다면, 국내 주식은 지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므로 국가적 차원에서도 좌시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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