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송태욱 경위가 경찰청 112범죄신고의날(11월2일)을 하루 앞둔 1일 1권역 데스크에서 신고 전화를 받고 있다. 손성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경기남부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는 송태욱(43) 경위는 하루 평균 신고처리 건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경찰관이다. 경기남부 1권역(수원·화성·오산·평택·안성) 권역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올해 들어 하루 평균 217건의 신고를 처리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112상황실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4300여명 정도다. 송 경위는 전국 평균(137.9건)은 물론 신고 건수가 많은 경기남부청(173건) 내부에서도 압도적인 처리 건수다.
2004년 입직한 송 경위는 초기 안보수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2년 갓 태어난 아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마음에 교대근무가 가능한 곳을 찾다 전입한 곳이 상황실이었다. 경찰청이 지정한 ‘112범죄신고의 날’을 하루 앞둔 1일 만난 송 경위는 “당시 오원춘 사건 등을 겪으며 기피 부서가 됐는데, 하다보니 어느새 11년이 됐다”며 웃었다.
송 경위가 최근 베테랑 다운 기지를 발휘한 사건은 언론 조명도 받았다. 화성동탄서가 지난달 25일 살인예비 혐의로 70대 남성을 체포한 일이다. 이날 오전 2시39분 송 경위는 “부산에서 탄 손님이 딸을 죽이러 간다고 한다”는 택시기사의 신고를 접수했다. 지리가 낯선 택시기사가 위치 확인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10여분 뒤 또 다른 신고가 송 경위의 동료에게 접수됐다. “딸을 만나러 온 남성이 있는데 동호수도 틀리고 수상하다”는 내용이었다. 송 경위가 “택시기사가 신고한 용의자가 확실하다”고 판단해 경력 긴급 투입을 요청했다.
상황실에서 만난 송 경위가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112 신고 잘 하는 법’이다. “목격자가 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건 현장이 아니라 본인 위치를 말해 골든타임을 10~20분 허비하는 등 안타까운 상황들이 많았다”는 판단에서다.
송 경위가 꼽은 첫 번째 팁은 “눈에 보이는 상황부터”다. 송 경위는 “행위자가 누구인지 보다 흉기를 들었는지, 피해자가 피를 흘리고 있는지 등 신고자 눈 앞에 펼쳐진 상황을 먼저 말씀해주시면, 신속한 신고 처리와 대응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팁은 장소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다. 신고 접수와 동시에 위치 추적이 가능한 119 긴급신고와 달리 112 신고는 신고자의 동의 없인 발신지 위치 추적을 할 수 없다. 송 경위는 “신고하시는 분들은 112 신고를 당장 근처에 있는 지구대(파출소)에서 받는 줄 착각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각 시도경찰청에서 신고 접수를 통합 운영하기 때문에 ‘수원시 인계동’ 이렇게 시와 행정동을 같이 말씀해주셔야 좋다”고 말했다.
송 경위는 장난전화 금지도 당부했다. 그는 “가정폭력 피해자의 ‘짜장면 2그릇 배달해주세요’ 신고를 알아채 강력범죄 현행범 신속 대응 코드 0을 발령, 신속하게 검거했다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112 상황실에 통닭, 피자 배달을 해달라는 장난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며 “112 허위 신고는 절대 장난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 경위는 “11년째 신고처리 업무를 하다보니 직접 국민들을 돕는 업무라는 보람이 커 정년까지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지구대·파출소 현장 경찰관들이 더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코드 0~4단계를 분류 방법을 매뉴얼화하고 싶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손성배 기자 son.sungbae@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