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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금과 보험

"확진되면 100만 원"... 독감 보험 과열 양상에 당국 '자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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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케팅'에 하루 가입자 수천 명 몰려
당국 경고에 한도 낮추거나 판매 중단 검토
한국일보

지난달 30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초등학생이 독감 진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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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손해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판매하던 '독감 보험'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과도한 경쟁으로 불완전 판매나 보험사기 발생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독감 보험을 판매 중인 손보사 임원들을 소집해 '자제령'을 내리고 있다. 실제 한화손보는 전날부터 독감 보험 신규 판매를 중단하고 보험금 지급 한도도 대폭 줄이고 있다. 삼성화재도 보험금 지급 한도를 50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낮췄다.

최근 손보사들이 팔고 있는 독감 보험은 보험 가입 기간 안에 독감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 최대 100만 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을 담고 있다. 주로 다른 건강보험이나 어린이보험에 특약으로 추가해 판매하는 형태인데, 기존 10만~20만 원 수준이던 보장 금액이 100만 원까지 치솟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졌다.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곧 판매가 중단되거나 보장 한도가 줄어들 것"이라며 '절판 마케팅'에 나서면서 최근에는 하루 평균 가입자 수가 수천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열 경쟁 양상에 결국 금감원이 제동을 걸었다. 보험금이 과도하다는 점을 악용해 의료비까지 상승할 경우 소비자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위험성이 높고, 불완전 판매나 보험사기 대상이 될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보험사에 "과열 경쟁을 유발할 수 있는 특약이나 플랜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현대해상, DB손보, 롯데손보 등 다른 보험사들도 독감 보험 판매를 중단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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