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1일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김포시 외에 구리·광명·하남·과천·성남·고양시 등의 편입 가능성이 당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김포에 서울특별시 편입을 환영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는 모습.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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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키로 한 데 이어 ‘특별법’ 형태로 의원 입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포 외에 구리·하남·과천·광명 등 모든 근접 도시가 서울시 편입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꺼냈다. 이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 중인 더불어민주당 입장과는 대립되는 개념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첨예한 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안이 발의되면 정상적인 법안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며 “당 정책위에서 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고, 아무래도 의원 입법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수도권 도시들의 서울 편입 가능성에 대해 윤 원내대표는 “지역민이나 지역의 요구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의 ‘메가시티 서울’ 추진 방침과 관련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서울 편입 대상에)제한이 없다”며 “구리·하남·광명·과천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선거용 전략이라기보단 지역민 숙원을 당에서 선제적으로 챙기겠다는 것”이라 주장했지만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5개월 여 앞두고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해 의도적으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분석했다.
‘메가시티 서울’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남경필 당시 경기도지사가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당시 남 지사는 서울시·경기도를 합친 ‘광역서울도’란 개념을 소개하며, 전국을 서울도·대전도·대구도·부산도·광주도 등 5대 초광역권으로 재편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바 있다.
여당이 먼저 던진 화두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당 정책위원회 등을 통해 관련 사항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당히 신중하게 검토하고 접근해야 할 사안이기 때문에 여론 등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며 “국민의힘도 일단 던져놓고 반응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대형 이슈가 터지면서 내년까지 이 문제가 수도권에서 블랙홀로 작용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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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는 물론 여당에서 서울시 편입 검토 지역으로 거론되는 구리, 광명, 하남, 과천, 성남, 고양 등은 대다수가 민주당 현역의원 지역구다. 김포 편입 문제가 당장 진행되기 어려운 사안인 만큼 국민의힘은 이 문제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어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포의 서울 편입 주장이 애초 경기도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면서 불거진 사안인 만큼 경기도 분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민주당 주도로 발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47명과 국민의힘 의원 2명, 무소속 의원 2명 등 51명이 공동 발의했다. 경기북도 편입에 부정적인 김포시가 서울시 편입을 주장했고, 이를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다른 도시들의 요구가 분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는 서울시와 경기도는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까지 여러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여당이 김포의 서울 편입을 강행하면 김포시·경기도·서울시 의회의 동의를 얻거나 주민투표로 3개 시도의 건의를 수렴해 행정구역 변경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입법 형태로 법안을 발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야당 동의가 필수적이다.
야당에서는 김포시 서울 편입 추진에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수도권 지역구인 한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뒷감당을 어떻게 하려고 이런 대형 이슈를 뜬금없이 던진 건지 모르겠다”며 “서울과 인접한 다른 도시들의 민원과 집값 문제 등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법적·행정적 검토도 없는 전형적인 총선 대비용 지역 갈라치기”라며 “행정구역 개편이 민원 현장을 돌다가 선심성으로 약속할 만큼 가벼운 사안인가”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김포가 됐든 구리가 됐든 서울로 편입시키려면 경기도지사의 동의가 필요하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아무런 준비도 돼있지 않다. 대통령께서 지침을 내린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하나를 꽂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밀고가는 게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김포의 서울시 편입 문제는 이번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도마에 오른 바 있다. 허종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 23일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주장에 대해 “행정구역상 김포에 있는 수도권 매립지을 계속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포시는 서울에 편입되고, 서울시는 쓰레기 매립지를 확보하는 일종의 거래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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