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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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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뉴스] 한류를 맑은 시내처럼 흐르게 - 지형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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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 영국을 방문했습니다. 영국에서 독일 행 비행기를 타려고 출국 심사를 받고 있었습니다. 심사하는 영국 공무원이 나에게 비자를 건네주면서 무어라고 말하는데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얼핏 머릿속에 '어, 익숙한데 …' 하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비자 심사를 받고 뒤따라오는 아내가 "여보, 저 영국 사람이 당신한테 한국말을 했어요" 합니다. "영국에서 며칠 있었어요?" 했답니다. 우리말을 조금 하는 사람이 한국 사람을 만나자 써먹고 싶었던 겁니다.

비행기를 탔습니다. 자리를 찾아 통로를 걸어가는데 뒤에서 "실례합니다"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뒤를 돌아보니 백인입니다. 내가 무얼 떨어뜨려서 그걸 주워주면서 나에게 한국말을 건넨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관한 관심이 외국에 상당히 확산돼 있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1989년 독일로 유학을 갔을 때입니다. 학생 수가 3만 명이 훌쩍 넘는 보훔대학교의 대학 센터에 큰 서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관한 무슨 책이 있나 보려고 찾았는데 없었습니다. 일본에 관련된 문고판 책에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언급이 조금 있을 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린 이듬해인데, 올림픽을 즈음해서 외국어로 우리나라를 좀 소개하지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노컷뉴스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한류 생활 문화한마당 모꼬지 행사에서 한류 팬들이 K팝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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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韓流), 영어로는 '코리안 웨이브 Korean Wave'이고 한글 한류를 영어 발음 그대로 알파벳으로 표기하여 '할류 Hallyu'라고 하기도 합니다. 한류의 사전적 뜻은 우리나라의 대중문화가 외국에서 유행하는 현상입니다. 좁게는 게임, 음악, 영화, 드라마에서 시작하여 화장품, 음식, 패션 등 광범위한 문화 현상을 가리킵니다. 한류라는 용어는 1990년대 후반 중국에서 한국 아이돌 댄스 그룹의 인기가 높아지고 한국 드라마가 중화권 청소년들에게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생겨난 신조어로 봅니다.

한류라는 개념을 본격적으로 정신문화와 삶의 가치관에까지 넓혀야 합니다. 대중문화뿐 아니라 학문, 전통 예술, 역사 등으로 확대되도록 정부와 민간단체들에서 중장기적으로 전략을 세우고 추진해야 합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우리 대중문화가 값진 정신사상과 가치관의 뿌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백범 김구 선생이 염원한 것처럼 상생과 평화와 섬김이라는 고귀한 가치에서 넓어져야 합니다.

한류를 기독교적으로 해석하면 일반계시의 영역입니다. 교회는 세상 한가운데 존재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서 드러난 특별계시와 인류 일반의 삶과 지구 환경에서 드러나는 일반계시로써 복음을 전합니다. 이 두 가지 영역에서 교회는 건강한 지도력을 가져야 합니다.

한류를 맑은 시내처럼 흐르게 합시다. 물이 넉넉한 큰 강물이 되게 합시다. 사람을 보듬고 사랑하며 지구 환경까지 끌어안고 더불어 사는 평화의 가치가 우리를 통해서 21세기의 세상에 흐르게 합시다. 정부와 민간단체와 국민 모두, 특히 교회가 더 신경을 쓰면 됩니다. 지금 세계는 전쟁 중입니다.

CBS논평이었습니다.

[지형은 목사 / 성락성결교회, 한목협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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