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이·팔전쟁, 소규모 확전시에도 유가 100달러 돌파"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중심부 삼면서 포위…지상병력 증원
이스라엘의 제한전에도 확전 공포 수그러들지 않아
3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 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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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확전시 세계 경제 타격
WB는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상품시장전망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충격에 더해 최근 중동 분쟁이 격화되면 이중 충격을 받으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이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WB는 중동의 지정학적 상황이 현상을 유지한다면 이번 분기 배럴당 평균 90달러인 국제유가는 내년 평균 81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전쟁이 다른 중동 지역으로 확산하면 유가가 올해보다 치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WB가 전망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에서처럼 아랍계 국가들이 하루 석유 공급량을 600만~800만배럴 줄이는 경우다. WB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적어도 140달러, 최고 157달러까지 오르며 오일쇼크가 재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1년 리비아 내전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혼란이 이어져 하루 석유 공급량이 50만~200만배럴 줄어들더라도 유가가 배럴당 93~102달러로 상승할 것이라는 게 WB의 시나리오다.
유가 상승은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인데르미트 길 W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중동 분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발생하면서 세계 경제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WB는 특히 비료 가격과 운송비 상승에 따른 식량 위기 가능성을 경계했다.
이스라엘, 가자시티 포위망 좁혀가
이같은 위기론에도 이스라엘은 여전히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휴전 요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테러리즘에 항복하라고 하는 요구다”며 유엔 등의 휴전 요청을 일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주말 이번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공격 확대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가 공언한 것처럼 하마스를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해서는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대변인은 “지속적인 육해공 합동작전을 위해 보병·기갑·공병부대를 가자지구에 추가로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이스라엘군이 북쪽에서 두 갈래, 남쪽에서 한 갈래 등 총 삼면에서 가자지구 중심지인 가자시티를 향해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전차·장갑차가 가자시티로 통하는 주요 길목을 장악한 채 도로에 접근하는 민간 차량에 사격을 가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이스라엘은 전날에도 무기고, 은신처 등 가자지구 내 하마스 시설 600곳을 공격해 하마스 대원 수십명을 사살했다.
이스라엘은 아랍 세계를 자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전면전 대신 제한전 위주로 지상작전을 전개하고 있지만, 확전 공포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전날 CBS에 나와 “이란이나 헤즈볼라(레바논 무장 정파) 등이 이번 전쟁에 뛰어들어 전쟁이 확대되는 걸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중동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위험이 커지고 있어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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