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과제빵협회장 도미니크 앙락
“단순한 재료로 만드는 3만3천종의 맛”
“뒤집은 바게트는 사형 집행인의 빵 의미”
최근 내한한 프랑스 제과제빵협회장 도미니크 앙락은 바게트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이고 삶”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대사관 경제상무관실과 국내 프랑스 식품업계가 함께 마련한 ‘푸드 익스피리언스’에 참석한 그는 “바게트는 밀가루와 물, 소금, 효모라는 단순한 재료가 들어가지만 만드는 사람에 의해 수천, 수만 가지의 맛과 특징을 낸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이야기다.
도미니크 앙락 프랑스 제과제빵협회장은 “바게트는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이고 삶”이라고 말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바게트가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빵집에 들어가서 2개 달라고 하면 무조건 바게트예요. 뭘 달라고 할 필요도 없지요. 프랑스에는 3만3000개의 빵집이 있는데 이 말은 3만3000개의 바게트가 존재한다는 의미입니다. 제빵사들은 저마다의 노하우로 자기만의 바게트를 만들어내죠. 레스토랑은 사회적, 경제적 위치의 구분이 있지만 바게트를 파는 빵집은 그런 차이가 없어요. 누구나 평등하게 같은 바게트를 살 수 있으니까요. 늘상 먹는 음식이다 보니 다양한 관습적, 심리적, 공감대를 갖고 있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요.
“예를 들면 식탁 위에 바게트를 뒤집어 놓지 않는 거죠. 예로부터 바게트를 그렇게 놓는 건 사형 집행인의 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거든요. 또 종교적인 의미에서 바게트를 자르기 전 십자가 모양으로 칼집을 내는 경우도 있지요.”
-바게트 문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프랑스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
“프랑스 안에서도 장인들이 만드는 바게트 빵집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었어요. 이러다가 우리의 바게트 문화가 소멸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의식이 있었는데 다행히 이번 기회를 통해 제빵사들이 지속적으로 긍지를 갖고 좋은 전통을 지켜나갈 수 있게 됐어요.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이 직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자극하고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지요.”
-한국에서도 바게트를 많이 먹고 있습니다.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을까요.
“바게트는 어떤 식재료와도 잘 어울려요. 푸아그라, 치즈, 잼 등 무엇이든 맛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카망베르치즈, 블루치즈와 함께 먹는 걸 좋아합니다.”
도미니크 앙락 회장이 30일 서울의 한 베이커리에서 푸드 익스피리언스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바게트 챔피언십에서 심사를 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 독립언론 경향신문을 응원하신다면 KHANUP!
▶ 나만의 뉴스레터 만들어 보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