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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간격으로 두 번 만남을 요구하거나, 원하지 않는 촬영을 해도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법원이 판단했습니다. 각각의 행위가 스토킹에 해당해도 법적인 처벌 요건인 '지속성'과 '반복성'을 입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입니다.
오늘(30일) 법조계에 의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판사 박병곤)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74) 씨에게 "공소사실 범죄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각 행위는 피해자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는 스토킹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지속적 또는 반복적'이라는 법리 요건을 갖추지 못해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는 지난 2022년 5월 2일 버스정류장에서 피해자 B(40)씨에게 다가가 팔꿈치를 치며 "커피를 마시자"고 말하며 접근했습니다. 이튿날에도 같은 장소에서 B씨에게 다가가 휴대전화로 그를 4회 촬영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피해자가 원치 않는데도 불구하고 지속 또는 반복해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스토킹 행위를 했다고 보고 A씨에게 벌금 300만원에 약식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A씨의 청구로 열린 정식 재판에서 법원은 무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공소사실에 '스토킹 범죄'라고 표현된 A씨의 행위는 하루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접근한 것으로, 이것만으로는 대법원 판례상 일련의 지속이나 반복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한편 검찰은 공소장에 A씨가 이 사건 행위 이전에도 B씨에게 접촉했다는 점은 담았습니다. 지난 2022년 3월 중순, A씨가 처음 B씨와 마주쳐 연락처를 알게 되며 같은 해 4월 중순까지 11회에 걸쳐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입니다.
당시 B씨는 "이런 연락 너무 불편하다. 앞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고 메시지를 보내며, 명시적으로 거부하는 의사를 표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이러한 내용 또한 공소장에서 '구체적인 범죄사실'로 명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판사는 형사소송법상 '불고불리의 원칙'에 따라야 합니다. 불고불리의 원칙이란 법원이 검사의 기소 없이 재판할 수 없으며, 검찰이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만 심리·판결할 수 있다는 소송법상 개념입니다.
재판부는 "검찰은 공소사실에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는 내용만 개괄적으로 나타냈을 뿐 구체적 내용을 특정하지 않았다"며 "이는 뒤에 이어지는 행위(스토킹)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내용일 뿐 구체적인 범죄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경찰이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날짜와 시간, 내용을 특정했음에도 검찰이 공소사실에 담지 않았다는 점을 함께 지적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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