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아이폰은 안 사주면 울고불고 난리나고, 갤럭시는 사주면 대성통곡 한다” (네티즌 A 씨)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왕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10대들 사이에서 애플의 아이폰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이로 인해 자녀와 스마트폰 교체 문제로 실랑이를 벌였다는 부모들의 한숨 섞인 푸념이 잇따르고 있다. 아이들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며 삼성전자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가 스마트폰 교체 문제로 자녀와 갈등을 빚었다는 하소연 글이 올라와 화제다.
애플 아이폰15 프로 맥스. [박혜림 기자/r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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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갤럭시를 사주겠다고 했는데 딸이 아이폰을 갖고 싶다고 울더라”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 반성문을 써오라고 돌려 보냈더니 ‘남과 비교해 죄송하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울고 있는 아이에게 화를 내면서도 감정적으로 역정을 낸 게 후회가 됐다”며 “(반성문을 보니) 비참하기도 하고, 그간 핸드폰을 사주지 않아 미안하기도 해 결국 중고로 아이폰12 미니를 사줬다”고 털어놨다.
10대들의 아이폰 사랑은 비단 A씨 자녀 만의 얘기 아니다. 10대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이 자녀와 A씨와 비슷한 갈등을 빚고 있다. 자영업자 B씨는 “초등학교 3학년 딸이 아이폰이 아니면 안 된다고 고집해 이번에 결국 아이폰을 사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지난 8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국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30세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 85%가 첫 스마트폰으로 삼성 갤럭시폰과 같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을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스스로 스마트폰을 선택할 나이가 되자 이들 가운데 53%는 아이폰으로 갈아탔다. 구매력 없는 10대들이 ‘부모가 사주는 대로’ 안드로이드폰을 쓰다가 경제력이 생기면 ‘자신이 원하는’ 아이폰을 구매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를 방증하듯 첫 스마트폰이 아이폰이었다는 응답자는 92%가 여전히 아이폰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갤럭시 Xcover5를 기반으로 만든 키즈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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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대들만의 현상도 아니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가 공개한 ‘제46회 반기 보고서’도 미국 10대들의 87%가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러면서 10대들이 갤럭시나 구글 픽셀폰 등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왕따시키는 것까진 아니지만, ‘특이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미래 잠재 고객인 10대들의 아이폰 사랑에 삼성전자도 고민이 크다. 업계에서는 10대들의 아이폰 선호 현상이 어릴적 부모가 일방적으로 사주는 ‘키즈폰’에 대한 부정적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저가의 키즈폰을 사용하다보니 갤럭시폰은 저가폰, 아이폰은 프리미엄폰이라는 인식이 각인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5. [박혜림 기자/ r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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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가격 정책을 하루아침에 바꿀 수도 없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중저가폰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자칫 소비자들의 반발이나 점유율 하락 등의 리스크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접는) 스마트폰의 혁신 스마트폰 경험으로 시장에 갤럭시폰에 대한 인식을 바꿔보겠다는 전략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도 올해 7월 열린 갤럭시Z폴드 및 플립5 언팩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령대별 선호도 차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며 “갤럭시Z플립의 경우 젊은 세대가 좋아할 수 있는 제품군이라고 생각한다. 신제품과 여러 노력을 통해 궁극적으로 글로벌 전 지역에서, 전 연령층에 걸쳐 사랑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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