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26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2명의 주거지와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의 전직 기자 1명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이들 언론은 2011년 대검 중수부 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정관계 로비를 수사하면서 당시 대출 브로커로 지목된 조우형씨를 봐주기 수사했다는 의혹을 지난 대선을 앞두고 제기했다. 조씨는 대장동 사건에서도 천화동인 6호 소유주로 등장한다. 경향신문은 2021년 10월 26일 기사에서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가 윤 대통령이었다고 처음 거론했고, 뉴스버스는 2021년 10월 21일 기사에서 대검 중수부가 조씨 계좌추적 등을 해놓고도 입건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7일 국정감사 등에서 “2011년 수사에선 대장동 관련 내용은 수사대상이 아니었다. 계좌추적도 없었다”는 공식입장을 수차례 밝힌 데 이어, 최근 해당 보도에 인터뷰 대상으로 등장한 조우형씨와 이강길 전 씨세븐 대표 등 소환해 허위보도임을 재차 확인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지난달 14일 오전 서울 중구 뉴스타파 본사 앞에서 뉴스타파 직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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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는 ‘신학림·김만배 허위 인터뷰’, ‘최재경 허위 녹취록’에 이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의 또 다른 줄기에 해당한다. 검찰은 2021년 10월 경향신문과 뉴스버스 기사에서 허위 의혹이 제기된 배경에 더불어민주당쪽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살펴 보고 있는 중이다. 이로써 검찰 수사를 받는 매체는 뉴스타파 등을 포함해 5개 매체로 늘어났다. 검찰 관계자는 “보도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기자들이 인지하고 있었고 왜곡한 정황이 드러나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증거인멸 소지가 있었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로 압수수색을 최소한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 역시 “단순 오보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며 “보도 경위 등을 상세히 따져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 경향신문지회와 전국언론노조 경향신문지부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검찰이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며 “경향신문의 오랜 역사를 뒤져봐도 보도 내용을 문제 삼아 검찰이 압수수색을 나온 일은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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