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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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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제한 추진…김근식·조두순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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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미만·3회 이상 성폭력 대상 입법예고

거주시설 주민 반발·이중처벌 위헌 논란도


한겨레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이 출소한 2020년 12월 경기 안산시 조두순의 주거지 앞에서 한 시민이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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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범 위험이 큰 고위험 성범죄자들에 한해 출소 뒤 국가가 지정한 시설에 살도록 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이 추진된다. 고위험 성범죄자로부터 잠재적인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방책이라는 의견과 형기를 마친 범죄자에 대한 이중처벌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정부는 고위험 성범죄자들에 대한 약물치료를 의무화하는 개정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24일 법무부는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오는 26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최종 법률안을 마련한 뒤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법은 법원이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다. 13살 미만 아동 대상, 또는 3회 이상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전자장치 부착 대상자 가운데 성범죄로 10년 이상의 선고형을 받은 사람이 대상이다. 고위험 성범죄자의 학교 주변 거주를 제한하는 미국의 ‘제시카법’에서 착안했다.

법이 시행되면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범죄자의 전자장치 부착 기간 내에서 거주지 제한 기간을 정할 수 있다. 제도가 시행되면 이미 출소했지만 전자장치를 부착하고 있는 아동성범죄자도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 법무부는 현재 325명이 제정 법 적용 대상자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2023~2025년 출소자 중 매년 69명, 59명, 59명이 추가 적용 가능자로 분류됐다. 현재 기준으로는 김근식·조두순 등이 해당된다.

한겨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 입법 예고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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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이런 처분이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 인근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재범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상습적·약탈적으로 끔찍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출소할 때마다 국민들이 많이 불안해하시는 데 공감한다”며 “이들이 어디에서 거주할지는 국민의 일상·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입법 추진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형기를 마친 범죄자들의 거주지를 제한하는 것은 ‘이중처벌’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시설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거주지 제한 명령은 구금의 또다른 형태로, 이미 위헌 판단이 나온 보호수용제(재범 위험성이 높은 흉악범을 출소 뒤에도 별도의 수용시설에서 일정 기간 격리하는 제도)를 우회하는 측면이 있고 범죄자들의 사회복귀를 방해할 수 있다”며 “거주제한 대상자 가족들의 거주 이전 자유도 침해하는 등 연좌제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위헌 논란에 대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정된 장소에서 하루종일 못 나오게 자물쇠로 문을 걸어 잠그는 방식이 아니다. 주거지만 특정 장소로 제한하는 것이다”라며 “지금도 주거가 부정한 전자 감독의 대상자의 경우 거주지를 특정 시설로 지정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헌법이 허용하는 한계 내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설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대해선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6개월~2년의 유예 기간을 두고 시행된다. 지금 단계에서 지역을 특정하면 논의를 모두 잡아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검사가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전문의 감정을 요청하고, 성도착증 환자에 해당하면 성충동 약물 치료 명령을 청구하도록 하는 내용의 ‘성폭력 범죄자의 성 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26일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다. 성충동 약물치료는 호르몬 대체요법을 통해 성범죄자들의 성욕을 억제하는 치료다. 한 장관은 “지난 2011년 성충동 약물치료 제도 시행 뒤 지금까지 치료를 받은 75명 가운데 재범자는 단 1명이었다. 반면 약물치료 청구가 기각된 사람 가운데 10%는 2년 안에 범죄를 또 저질렀다”며 제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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